2024년 04월 19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최용선 기자

cys4677@ekn.kr

최용선 기자기자 기사모음




[본·들수첩]피로감 쌓인 재계 "이제는 풀어야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15 17:29
[에너지경제신문 최용선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계가 극심한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27일부터 시작된 검찰과 특검의 수사로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50여 명의 임직원들이 피의자 및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특검의 앞서가는 예측 수사가 기업들의 발목을 붙잡으며 피로감을 더욱 쌓이게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특검은 미르·K재단에 774억 원의 출연금을 낸 53개 기업을 뇌물 공여 혐의로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SK·롯데 등 3개 그룹에만 5차례에 걸친 압수 수색을 했다. 또 이재용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3명의 총수는 물론 다수의 임원에 대해서 출국 금지까지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 특검이 소환 조사를 펼친 인물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원들로 나머지는 소환 조차하지 않고 장기간 발만 묶어놨다.

기업 총수를 비롯한 고위급 임원들의 경우 그룹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들로 기업운영에 중요한 사람들이지만 사정당국의 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 자체가 안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국가 전체를 뒤흔든 사건인 만큼 강력한 수사를 하는 것이 맞지만 글로벌 경쟁 시대에 맞게 기업의 경영활동에도 움직일 틈을 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국내외 경영에 있어 그룹 총수들의 역할은 막대하다. 다양한 인맥을 통한 현안 해결은 물론 신규 사업에 대한 결정까지 중차대한 사안을 책임져야 하고 고위급 임원들이 그 뒤를 받춰져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모두 사정당국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어 제대로 된 경영이 힘든 상황이라고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최고위급 간 인맥이 사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언제 닥칠지 모를 수사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손해까지 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9조 원을 투자한 ‘하만’에 대한 인수가 최종 결정되는 ‘하만 주총’(오는 17일)을 앞두고 있지만 이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는 특검 수사로 ‘하만 대응’은 거의 못 하고 있다. SK와 롯데 역시 중국 사업에 악재가 발생하고 있지만 직접 움직여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공정하고 단호한 법의 심판이 내려지길 원하는 건 모든 국민의 염원이다. 다만 검찰과 특검이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진행해 기업들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