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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재용 부회장 구속, 탄핵책임 기업총수에 전가하는 권한남용 아닌가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에너지경제ekn@ekn.kr 2017.02.17 15: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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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특검이 재청구한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특검으로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과연 이 부회장 구속이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특검의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는 1차 때는 물론이고 재청구에서도 무리라는 지적들이 많았다. 박 대통령의 탄핵인용을 위한 짜 맞추기식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법정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쳐 이 부회장의 유죄 여부가 가려지겠지만 이번 구속영장 발부는 의외라 할 수 있다. 

우선, 특검이 설정한 가설, 즉 이 부회장이 지배권 승계 등의 특혜를 위해 박대통령 측에 부정청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증명되기 어려운 가설이었다. 

그럼에도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추가해 결국은 신병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최씨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와 220억 원대 마케팅 계약을 체결하고 78억 원을 송금한 것에 대해 재산국외도피죄를 적용하고, 덴마크 중개상과 허위 계약을 체결한 부분에 범죄수익은닉죄를 추가로 적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특검은 구속영장 재청구에서도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최 씨의 딸 정유라에게 이 부회장이 의도를 가지고 접근해 박 대통령에게 부정청탁하고, 그 대가로 삼성물산 합병을 이끌어 냈다고 보는 것이다. 

앞으로 재판과정에서는 이 부회장의 의도성, 다시말해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뇌물죄 성립에 대한 중대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의도를 가지고 박 대통령 측에 접근하여 부정청탁했다는 가설은 법원의 판단여부를 떠나서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다. 

우선, 각 정부부처가 쳐놓은 거미줄 규제 때문에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항상 권력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대통령에게 미운 털이 박히면 경영활동이나 지배구조 운용에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물론 박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경우 이를 거부하기는 어렵지만, 역으로 이 부회장이 먼저 제안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대통령에게 잘못 청탁해 심기를 건드리는 경우 자칫하면 이 부회장의 경영권은 물론이고 삼성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이 이 부회장을 구속시키면서까지 부정청탁의 굴레를 씌우고자 안간힘을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바로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헌법상 탄핵이 인용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헌법 또는 법률을 위배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위배 정도가 대통령직을 물러나야 할 만큼 중대한 것이어야 한다. 

박대통령이 기업들로부터 받은 돈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축재한 증거가 언론에 보도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보면 특검이 박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내는데 한계에 봉착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특검은 이번 최순실 사태를 박 대통령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벌도 가담한 범국가적 대형 범죄행위로 몰아 탄핵을 이끌어 내려는 듯하다. 

즉, 형법상의 뇌물죄 등을 적용하기 위해 재벌이 부정청탁을 하고 수 백억 원을 박대통령 또는 최순실에게 제공했다는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재벌총수를 구속시켜가면서까지 부정청탁 여부를 확인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검이 정치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탄핵의 승부수를 박대통령이 아닌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던지는 것은 탄핵의 책임을 민간기업 및 그 총수에게 전가하는 것으로서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권한남용이 아닌지 의심된다.   

앞으로 특검과 법원이 어떠한 행보를 취할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내기 위해 지푸라기 만한 관련성이 있으면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구속시켜 수사하는 관행은 전근대적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이번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형사재판도 수사중심주의에서 탈피하여 공판중심주의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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