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 주가영 기자 |
보험사들의 입맛에 따라 보험 상품의 가입과 해약을 조장하는 판매 행태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권익이 침해당하고 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처럼 위기감을 조성하지만 실상은 실적을 올리기 위한 절판마케팅과 해약마케팅이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예정이율 인하와 저축성보험 비과세 혜택 축소 등을 내세운 절판마케팅에 이어 오는 4월 실손의료보험 개편을 앞두고 영업력 올리기에 한창이다.
반대로 생계가 어려워진 일부 설계사들은 신규 수당을 노려 기존 보험 상품을 해약하고 갈아타기를 권유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저금리 지속으로 경영 부담을 느낀 보험사들이 고금리 및 확정금리 상품 등을 보유하고 있는 보험 소비자에게 해약이나 다른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해약마케팅도 등장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IMF 경제위기로 인해 경영이 악화되면서 막대한 역마진 손실을 입은 생보사들은 설계사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기존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해지하도록 조장한 바 있다.
보험사들은 소비자를 위한다는 말로 현혹해 보험 상품을 사고팔며 결국엔 제 이득만 챙기는 셈이다.
절판마케팅이나 해약마케팅은 결국 재빠르게 가입만 시키려고 하다 보니 상품의 중요 설명은 지나치게 되고 보험소비자에겐 불완전판매, 보험사들에겐 민원으로 돌아올 뿐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2016년 전체 보험사 보험민원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보유계약 10만건당 생명보험사는 평균 10.3건, 손해보험사는 11.1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은행권과 비은행권 등 금융민원은 줄어든 반면 보험 민원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보험 관련 민원을 제기한 건수는 4만6816건으로 전년대비 6.3% 늘어났다. 은행(-16.4%)과 비은행(-27.8%), 금융투자(-27.7%) 민원건수가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단순히 대리점이나 설계사들의 영업행태를 탓할 것도 아니다. 보험사들 역시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대리점에 과도한 수수료를 먼저 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장점유율 확대와 매출 증대에만 열을 올리는 보험사들 사이에서 소비자들의 피해만 키우고 있는 양상이다.
보험 상품의 경우 소비자들은 설계사 말만 믿고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정 소비자를 위한 ‘좋은’ 보험사로 거듭나려 한다면 보험사들은 소비자가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건전한 모집질서 확립과 보험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