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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김정남 암살 北 배후 결론"…복잡해지는 글로벌 정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19 14:35

현지언론 "리정철은 ‘정찰총국’ 소속 대원 확신"…오후 브리핑서 수사상황 발표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의 배후에 북한 비밀공작원들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경찰 고위 소식통들을 인용해 당국이 앞서 검거한 북한 국적 용의자 리정철(47)이 북한 정찰총국(RGB) 소속 요원으로 보이며, 리정철과 이번 사건의 연계성을 입증할 강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리정철이 검거 당시 은신해 있던 아파트는 지난 2011년부터 북한 공작원들의 은신처(safehouse)로 사용돼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리정철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 암살을 실행에 옮긴 두 외국인 여성 용의자를 지휘한 남성 용의자 4명 중 한명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베트남 여권 소지자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 등 여성 용의자 2명을 검거했다.

이어 북한 국적으로 기재된 외국인 노동자 허가증 ‘i-Kad’를 소지한 리정철을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 아파트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로 지목한 남성 3명 모두 역시 북한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잠정 결론을 전날 내렸으며 이날 오후로 예정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국이 작성 중인 독극물 보고서의 결론이 공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범행을 저지른 여성 2명이 어떤 방식으로 김정남 독살을 실행에 옮겼는지 엇갈린 추측에는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가장 먼저 경찰에 체포된 베트남 국적의 여성 용의자 도안 티 흐엉이 암살을 위한 상세한 계획을 경찰에 자백하면서 말레이 경찰의 수사가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이 언론은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미국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정남 암살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지면서 하원 의원들이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재검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 추락사건 후 20년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했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인 6자회담을 위해 지난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했었다. 그러나 6자회담은 재개되지 않고 거의 무산된 상황이다.

이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면 북한의 고립은 심화할 수 있지만, 향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막기 위한 미국의 대북정책이 복잡해질 수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이란, 수단, 시리아만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상원 동아태 담당 소위원회 코리 가드너 위원장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김정남 암살은 북한의 배반 행위을 또 다시 보여준다"며 "이는 테러지원국 기준에 부합하는 북한의 행동과 관련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외교위원장도 AP통신에 "해마다 북한이 도발 행위를 벌일 때마다 미국은 이에 굴복해왔다"며 "이제 북한을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위한 법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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