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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CEO ‘성과급 잔치’ 눈앞…"계층 갈등 조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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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로고.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정유4사 CEO(최고경영자)가 작년 최대 실적에 힘입어 하반기 성과급을 두둑하게 챙길 것으로 보인다. 작년 상반기에도 현대오일뱅크 이외에 정유3사 CEO는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많이 챙긴 바 있다. 일각에선 정유 업계 ‘성과급 잔치’를 두고 장기불황 속에 계층 갈등을 조장하고, 특히 주유소 기름값이 치솟는 상황이라 서민 등골을 빼먹어 자기들만 축제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작년 하반기(7~12월)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개선돼 각 회사 CEO의 보수 역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하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조원 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배 가량 늘어난 1조264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GS칼텍스는 작년 하반기 매출액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1조582억원으로 전년(3268억원) 대비 껑충 뛰어올랐다. 순이익도 전년(3701억원) 대비 두배 가량 늘어난 7315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작년 하반기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전 부문에서 고루 개선된 실적을 내놓았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작년 하반기 매출액 6조5386억원으로 전년(6조2208억원) 대비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도 4409억원으로 전년(2973억원) 대비 대폭 증가했다.

국내 정유사 CEO들은 작년 상반기(1~6월)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 개선이 반영된 두둑한 성과급을 챙겼다. 김창근 전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상반기 보수 25억500만원 중 성과급만 15억원으로 약 60%를 차지했다.

정철길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역시 전체 보수 14억2100억원 중 성과급이 70.80%(10억600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임원인사에 따라 2선으로 물러나면서 퇴직금 역시 두둑하게 챙길 전망이다.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은 총 보수 19억3963만원 중 상여금은 73.99%나 됐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CEO도 전체 보수(6억5178억원) 중 성과급(3억9502만원) 명목으로 절반 이상을 챙겼다.

다만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작년 상반기 단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적자난으로 흑자 시현 전까지 긴축경영체제로 돌입해 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흑자를 냈지만 모기업의 위기 극복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이런 결정에 동참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은 작년 2013년(8020억원)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 영업이익은 1조6419억원으로, 이 중 현대오일뱅크가 전체 영업이익에서 약 60%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문종박 사장도 올해 오랜만에 성과급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국내 정유4사는 작년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합작하며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다. 각 회사는 직원에게 최대 연봉 50%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 CEO들까지 동참할 가능성이 큰 편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계층 불화를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양윤 이화여대(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의 본성에는 노력과 시기, 질투가 공존하는데, 어떤 면을 주목하느냐는 개인의 성향"이라며 "우리 사회는 노력만 보지 않고 표면적인 상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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