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관계자들이 이번주 ‘전례 없이 탁월한’ 감산 합의 이행을 환영한다면서도 과잉 공급을 줄였다는 확실한 증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 |
모하메드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2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IP 주간회의에서 세계 원유재고 감소가 OPEC (감산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재고 감소 속도 추이가 OPEC의 다음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움직임에는 협상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연장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가장 신뢰할 수 있을만한 재고 지표인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OPEC이 지난 1월1일 감산을 시작한 이후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매주 늘었다. 세계 원유 재고 동향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옌스 페더슨 단스케방크 수석애널리스트는 "감산 합의 이행률이 높아 시장이 긍정적으로 놀라움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원유 재고는 증가하고 있으며 그 기세도 가파르다"며 "재고가 계속 증가한다면 유가 랠리가 조금 더 조심스러워질 것"이라 덧붙였다.
브렌트유 선물은 22일 런던시간대 거래에서 1.6% 하락한 55.73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OPEC이 감산에 합의한 이후 20% 넘게 올랐다. 감산 초기 이행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았지만,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 30년 중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원유 시추공 수 역시 지난 2015년 10월 이후 가장 많아져 유가 랠리는 배럴당 50달러 중간에서 멈췄다.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5개국 기술위원회에서는 지난달 OPEC이 감산합의를 90% 이상 이행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감산에 동참한 비OPEC 산유국들 역시 60% 정도 이행했다고 익명의 관계자가 전했다.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OPEC 감산 합의가 유효하며, 올해 이행률은 100%까지 오르고 재고는 줄어들거라 전망했다. 그는 지난 21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축적한 재고수준이 높아 이행률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는 여전히 ‘균형가격’과는 거리가 있으며 지난달 원유 재고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으나 OPEC은 시장반응에 실망하지 않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올해 3900만배럴 증가해 5억1800만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8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에는 325만배럴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OPEC의 첫달 감산이 세계 전체 원유 재고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그 추정치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재고는 지난 2016년 4분기 감소했으며 지난 12월에는 1년만에 처음으로 30억배럴 이하로 떨어졌다. 한편 지난 10일 IEA 발표에 따르면 중국과 다른 신흥국시장 재고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공급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최근 유가의 변화는 OPEC이 어느 정도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 구조는 단기물 가격이 장기물 가격보다 낮은 콘탱고였다. 시장이 초과공급 상태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구조가 약화되면서 반대 방향인 백워데이션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백워데이션은 공급긴축을 알리는 신호다.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OPEC의 감산조치 연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실 시기상조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파트리크 푸야네 토탈SA 최고경영자(CEO)는 OPEC이 과잉공급을 축소하기를 원한다면 추가 감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야네 CEO는 21일 블룸버그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재고를 줄여 시장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기를 원한다면, 감산을 연장해야 한다"며 "나는 연장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