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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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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이후 준비하는 석유회사 셸, 수소차에 베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23 17:30

수소차 쉘

▲글로벌 석유회사인 로열더치셸이 석유 이후의 시대에 대비해 수소연료전지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사진은 독일에 위치한 셸의 수소차 충전소.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글로벌 석유회사인 로열더치셸이 석유 이후의 시대에 대비해 수소연료전지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영국 서리의 코밤 지역에 영국 최초의 공공 수소차 충전소가 문을 열었다. 셸이 도로 교통에서 화석연료 대체 수단으로 수소차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이다.

셸은 이번 주 앞서 일본 자동차회사 도요타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수소차 충전소 7개를 세우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에는 현재 수소 충전시설 25개가 있다.

셸은 이미 독일에 2023년까지 수소차 충전소 400개를 설치하기 위한 민간-정부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새로운 연료 부문 대표인 매튜 티퍼는 "수소에 초점을 맞추는 자동차 제조사가 늘고 있으며 일본과 독일, 캘리포니아 같은 주요 시장에서 차량이 보급되기 시작했다"면서 "인프라 건설을 시작하는 게 옳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수소차는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하는 경쟁에서 전기차에는 아직 상대가 되지 않는다.

세계에서 이제까지 팔린 전기차가 100만대 넘지만, 수소차는 고작 몇천 대 수준이다.

하지만 수소차 옹호론자들은 이 기술의 장기적 이점을 내세운다.

수소차는 고압 수소를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 생성한 전기로 움직이며 물만 배출한다.

전기차가 충전에 30분에서 몇 시간씩 걸린다면 수소차는 몇 분이면 된다. 수소차는 주행거리도 최대 500㎞ 정도로 전기차의 2배가량이다.

수소차 개발은 아시아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끌고 있다. 도요타의 미라이가 2014년 처음으로 시장에 나왔으며 현대자동차의 ix35와 혼다의 클래러티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차량 가격이 비싼데다 턱없이 부족한 충전소 때문에 닛산 리프나 테슬라 모델 S 같은 전기차에 한참 뒤진다.

영국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1만 개 넘게 있지만, 수소차 충전소는 몇 개 없다.

전기차에 집중하는 자동차회사들은 당연하게도 수소차에 회의적이다.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수소차에 대해 "엄청나게 바보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때문에 수소차의 효율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셸의 티퍼는 기술의 진보로 수소 생산에 드는 에너지가 점점 적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로 위에서는 수소차가 더 효율적이라면서 수소 탱크가 배터리보다 가볍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는 작은 차와 단거리 주행에, 수소차는 큰 차와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셸은 이처럼 수소차와 전기차가 공존할 것이라고 보고 전기차 충전소도 설치하고 있다.

자동차회사들도 투자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 GM은 지난달 혼다와의 수소차 파트너십을 확대해 미국 미시간에서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하는데 8천500만 달러를 함께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GM이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를 출시한 지 몇 주 만의 일이다.

BMW와 다임러도 수소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셀은 화석연료 이후 시대에 대비해 해상 풍력과 태양력에도 투자하고 있다.

티퍼는 "에너지 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셸은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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