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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 정범진 경희대 교수, 오른쪽 이성호 전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 |
신기후체제 출범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가치 논쟁’이 지상에서 후끈 달아올랐다.
원자력 전문가인 정범진 경희대 교수와 이성호 전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이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원의 가치에 대한 칼럼을 다투어 게재하며 ‘지상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정 교수의 "신재생에너지발전의 역할과 가치가 말도 안 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에, 이 전 센터장은 "원자력이야말로 폐지하거나 줄여야 할 전원"이라고 맞불을 놓는 등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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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 교수. |
불은 정 교수가 먼저 지폈다. 정 교수는 본지 EE칼럼에 ‘신재생에너지발전과 고용, 그리고 사기극(2월5일자)’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발전은 여건이 허락될 때만 전력을 생산하는 급전불응(給電不應) 설비"라며 "기존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해 놓고 운영인력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과 자원의 낭비를 상회할 때만 사회적으로 이득이 되는데, 이런 상황을 두고 일자리 창출이라고 하는 것을 ‘코미디’라고 해야 할지 ‘사기극’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또한 정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발전의 낮은 효율로 인해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이 창출된다고 하는데 이는 마치 자동차 대신 인력거를 사용해 고용을 창출한다는 식으로 들리기도 한다"며 "제주도에 건설 중이거나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풍력발전소가 696MW나 되는데, 실제로 가동할 수 있는 설비는 150MW밖에 안 되는 현실에서 신재생에너지발전으로 기존 발전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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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에너지공단 전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
이에 대해 이 전 센터장은 ‘원자력 업계는 궤변을 거둬라’(2월20일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월성 원전1호기 계속운전 허가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졌는데, 원자력계가 반성은커녕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공급 비율이 덴마크는 60%, 독일은 30%가 넘지만 추가적인 화석발전 건설 없이 잘 운영하고 있고, 국내외 에너지 독립섬의 많은 사례는 기존 발전소를 부분적으로 활용하면서 50% 이상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태양광, 풍력의 출력을 제어하거나 아니면 다른 화석발전 출력을 제어해 수요를 맞추거나 수요 자체를 통제하기도 하는데 원자력은 출력 조절 자체가 불가능한 전원"이라며 "일본은 우리의 10배가 넘는 태양광발전을 설치했으며, 일사량이 30% 정도 떨어지는 독일과 영국 역시 태양광 보급량이 우리보다 훨씬 많다"고 했다. 이어 그는 "태양열발전은 온도가 높은 열대 지방이 유리하지만 태양광 발전은 다르고, 이미 태양광발전이 화력이나 원자력발전보다 더 경제적인 나라와 지역이 많다"며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화력과 원자력의 세금 감면과 혜택을 없애면 5년 안에 태양광, 풍력 전력이 더 경제적인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한 "제주도가 최저 부하가 450MW이기 때문에 풍력발전은 150MW 이상 건설해도 가동할 수 없다는 정 교수의 주장에는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느냐"며 "이미 세상은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그렇게 돌아가고 있는데, 원자력 업계 그들만은 아직도 아닌가 보다"고 어이없어 했다.
반론은 바로 이어졌다. 정 교수는 ‘신재생에너지의 거품’(2월23일자)이란 칼럼을 통해 "덴마크는 60%, 독일은 30%가 넘지만 추가적인 화석발전 건설 없이 잘 운영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며 "독일은 전력예비율이 120%나 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발전소를 건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또한 그는 "유럽은 전력망이 연결돼 있어 어떤 발전소가 어떤 발전소를 지원하는지 보이지 않을 뿐"이라며 "유럽의 상당수 국가들은 프랑스에서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내외에서 에너지 독립섬의 많은 사례는 기존 발전소를 부분적으로 활용하면서 50% 이상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매우 소규모 발전원으로써의 신재생에너지의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고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 옳지만 이를 확대해 대한민국 전체를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오해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바람과 태양이 없는 동안 전력공급은 전력저장장치(ESS)로 버틸 것인데 이는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 발전연료를 실어 나르기가 너무 비싼 소규모 섬에나 맞는 정책"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원자력은 출력 조절 자체가 불가능한 전원이라는 얘기는 어불성설"이라며 "원전을 100% 출력으로 가동하는 이유는 10%로 가동하나 연료비에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일조량은 세계적으로 비교적 좋은 편에 속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태양광의 가격은 왜 그리 비싼지 묻고 싶다"며 "풍력 이용률이 25%라는 말은 정격용량으로 가동해서 나올 전력이 25%라는 것인데, 일 년의 4분의 1을 100% 출력으로 운전하고 4분의 3은 놀고 있는 것과 정격용량의 25% 출력으로 1년 내내 도는 것이 결국은 정격용량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기여밖에 없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신재생에너지는 역할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규모 발전을 대체할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연구비를 투자해서 기술 개발을 해서 이러한 제한성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지 정부보조금을 짜내고 제도를 유리하게 활용해서 보급을 늘리는 것은 옳지 않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정책 결정을 잘못한다면 이것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의 재반론에 대해 이 전 센터장은 "재재반론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 역시 "이 전 센터장의 반론이 게재되면 언제든 다시 반론을 할 것"이라고 밝혀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가치 논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천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