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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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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붐 온다" 헤지펀드들 코발트 3천억 사재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2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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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 가격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2016년 1월 평균가격이 파운드당 10.82달러였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 1월 전년 대비 5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이며 평균 16.04달러를 기록했다. (표=한국광물자원공사)


헤지펀드들이 코발트 사재기에 열을 올리면서 전기자동차 제조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물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 증가를 예상한 헤지펀드들이 코발트를 대거 사들이면서 전기차 제조사들 간 코발트 확보전이 펼쳐지고 있다. 스위스의 팔라인베스트먼트, 중국의 상하이 카오스 등 6개 헤지펀드들은 2억8000만달러(한화 3168억2000만 원) 어치의 코발트 6000톤 분량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코발트 생산량의 17%에 달한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배터리를 만드는 파나소닉 같은 업체들은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 애쓰고 있다.

올해 글로벌 수요는 공급보다 900톤 많을 것이라고 원자재 컨설팅업체 CRU는 추산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1% 성장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산업 덕분에 코발트 수요가 앞으로 5년간 매년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코발트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50% 넘게 치솟아 파운드당 21달러 정도이며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 가격은 2007년 파운드당 약 50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에는 10달러까지 떨어졌었다.

코발트 공급체인

▲1990년대 이후 코발트 생산량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급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단위=1000톤/1년)

코발트 시장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광산업체 글렌코어의 아이반 글라센버그 최고경영자는 "코발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코발트 수요에 대한 낙관에는 중국이 일조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은 코발트가 없는 배터리에 의존하다 변화하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코발트가 2025년까지 거의 2배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몇 년간 잠비아와 러시아, 호주의 코발트 공급이 감소한 것은 수급 불균형을 부채질했다. 코발트는 니켈, 구리 등과 함께 채굴하는데 이들 광물의 가격은 금융위기 이후 하락했다.

연간 코발트 소비의 절반 정도는 전기차 산업에서 나온다. 자동차 제작사들은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려고 노력해왔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코발트로 배터리 안정성과 용량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종류에 따라 코발트 함량은 다르지만, 코발트가 많이 들어갈수록 성능이 좋다.

중국 밖의 지역에 상장된 순수 코발트 업체가 별로 없어 헤지펀드들은 어쩔 수 없이 코발트 현물을 산다.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펀드가 코발트를 팔아 이익을 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발트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아 새로운 공급 물량이 나오면 바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가 최근 미 네바다주 ‘기가팩토리’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에 돌입하는가 하면 중국에서도 전기차 생산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돼 코발트 가격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2025년에는 코발트 이용량이 두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광물자원공사도 최근 보고서를 발표하고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시장 성장이 당분간 계속 이어지면서 코발트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면서 "관건은 공급측면"이라고 지적했다.

리튬 가격의 예처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신규 광산개발과 △기존 광산의 재가동·확장 △대체물질 연구가 코발트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 호주 등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증강시키는 최근의 정책 추세도 발전에너지저장을 위한 ESS 보급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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