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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기대가 어느 선에 위치했는지에 따라 반응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주식, 국채, 회사채, 환율과 이머징 마켓에서 트럼프 연설에 기대하는 바를 정리했다.
◇ 주식
FT에 따르면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슈는 세금 개혁이다. 특히 법인세 인하는 대형주보다 소형주에 더 큰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UBS자산운용의 비네이 판데 단기투자부 대표는 세금개혁과 관련해 "시장이 언제 무엇을 기대할지에 대한 대강의 일정을 원한다"고 말했다. UBS자산운용은 미 법인세가 현행 35%에서 5%포인트만 낮아질 경우 주당순이익(EPS)이 4%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경조정세 이슈에도 이목이 쏠린다. 스티븐 오스 페더럴인베스터즈 글로벌 주식 수석투자책임자(CIO)는 "국경조정세가 성장과 배치되며 무역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인세와 달리 국경조정세가 도입되면 승자와 패자가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FT는 ‘자동차 제조업과 소매업이 피해를 볼 것’이라며 ‘감세와 동시에 이뤄진다면 의회 통과일정이 더욱 복잡해지고 시장의 투자심리도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국채
트럼프의 부양에 대한 관망세는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중순 2.6%를 기록해 2014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이후 꾸준히 떨어졌다. 주식과 달리 채권 투자자들은 미국의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지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국채 투자자들은 의회가 트럼프 정부의 정책 법안을 신속하게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민과 같은 국내법 개혁으로 인해 재정 부양이 희석될 위험도 있다. 마크 헤펜스톨 펜뮤추얼자산운용 CIO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적 이슈에 산만해져 투자자들의 희망에 준하는 경제적 성공을 이루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회사채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최근 기업들은 일제히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심지어 투자부적격의 정크본드 수익률은 2014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0%로 떨어졌다. FT는 "위험 투자심리를 보여준다"며 트럼프의 연설에 따라 위험자산의 랠리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회사채 투자자들은 순이자마진에 대한 세금 공제혜택 폐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공제혜택이 없어지면 신규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스티븐 갈라저 이코노미스트는 공제혜택이 폐지되는 기업들은 부채유지 비용이 높아질 것이라며 "레버리지를 일으킨 기업들은 크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자마진 공제여부가 이번 연설에서는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회사채 투자자는 거의 없다. 따라서 국경조정세와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 관련 발언에 더 큰 이목이 쏠린다고 FT는 설명했다.
◇ 환율과 이머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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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아사나시오스 뱀바키디스는 "투자자들은 신 행정부의 아젠다에 대한 명확성을 찾으며 기대감이 높다"며 "구체적 부양책이 나오면 금리와 달러가 오르겠지만 예상보다 구체성이 결여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FT는 ‘세금 개혁, 외교 정책, 보호주의, 달러 강세 정책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이 달러와 이머징 환율의 방향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퍼리즈의 브래드 베첼은 "위험자산에 재투자하는 것이 안전하고 트럼프의 공격성이 다소 후퇴했다는 평가에 이머징 통화가 랠리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