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유수환 기자] 광동제약이 지난해 매출 1조원 달성하면서 국내 제약업계 ‘1조 클럽’ 가입을 확정지었다. 특히 한미약품의 아성을 밀어내고 빅3 제약사로 발돋움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매출이 ‘삼다수’, ‘옥수수수염차’, ‘비타500’ 같은 음료부문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해외 의존적인 상품매출이 전체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고 R&D 투자사업도 저조하다. 실제 1~9월 연구개발비는 36억 원에 불과하며, 이중 26억 원이 인건비로 사용됐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56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3억8900만 원, 순이익은 279억 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2015년에 인수한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 코리아이플랫폼이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리아이플랫폼 등의 종속회사를 제외한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6363억원으로 1조 원을 넘지 못했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약 11.2% 늘어난 수준이다.
의약품 부문에서는 백신 사업의 성장과 신제품인 콘트라브의 출시 등이 영향을 끼쳤고, 음료 부문에서는 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기존 제품의 지속적인 성장과 신제품 야관문차의 출시로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광동제약은 꾸준한 실적 향상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 2014년 5222억 원, 2015년 9555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고공행진은 사업다각화를 통한 성과로 보여진다. 제약에 의존하지 않고 삼다수, 비타500과 같은 건강음료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성공 원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실제 이 두 제품이 매출 규모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 매출 규모, 음료 부문과 상품매출 비중 커
다만 문제는 매출액의 상당부분이 제약상품이 아닌 음료부문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1~3분기 매출 가운데 유통영업과 생수영업 부분이 전체 약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같은 유통 부문은 총 매출액에서 23.7%를 기록했고, 생수영업 부문은 29.6%를 기록했다. 전문의약품 비중(병원영업)은 약 1.9%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제약사라기 보다는 식품회사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게다가 해외상품에 의존하는 ‘상품매출’의 비중도 컸다. 1~3분기 누적 매출액을 기준으로 상품매출은 총 5057억 원을 기록해 전체 총 매출(7911억원)에서 약 60~70% 가까이 차지했다.
‘상품매출’은 다국적 제약사 등 다른 제약사가 만든 약을 도입해 팔아 얻는 수익을 말한다. 즉 상품매출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상품에 의존도가 크다는 점이다.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줄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49억 원을 투자해 매출의 1.1%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동제약이 연구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 천연물신약 ‘KD501’은 임상 2상을 마치고도 개발이 잠정 보류된 상태다.
삼다수 판권이 1년 연장되면서 올해도 매출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판권이 다른 업체로 넘어갈 경우 리스크가 크다.
증권사 관계자는 "R&D 투자에 인색하고 상품으로 의존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는 데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광동제약은 현재 수익 구조 기반을 위해 제네릭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작년 항암제 치료제인 ‘팔로노세트론’의 특허 도전에 성공했다. 이어 노바티스의 항암제 ‘아피니토’(성분명 에베로리무스) 조성물 및 용도특허에도 도전해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