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큰 만큼 영업력이 강하지만 반대로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는 어려운 점도 존재한다. 오는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IFRS17은 원가로 평가하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에 따라 보유계약이 많은 대형사일수록 더 많은 자본확충 부담이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으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수많은 계약자들이 있어 그 자리에 올라선 만큼 수많은 소비자들의 아쉬움도 등에 지게 됐다. 이들 빅3 생보사의 위기와 기회요인 등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
[에너지경제신문 주가영 기자] 한화생명은 2014년 이후 보장성 보험의 성장을 추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종신·CI보험의 판매 비중이 연납화보험료(APE) 기준 40~50% 수준까지 상승했다. 저금리 지속으로 인한 역마진 리스크가 커진 만큼 영업력을 강화하면서 재무건전성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IFRS17 도입과 자살보험금 등 소비자 보호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한화생명은 2016년 1~9월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 12.7%로 생명보험업계 2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랜 업력 및 우수한 브랜드가치와 더불어 654개의 점포망, 2만여 명의 전속 설계사와 250여개의 대리점 등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3년 4월 이후 신규채널을 통한 보험판매 확대에 따른 중소형보험사의 점유율 상승으로 회사의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공고한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높은 사망보험 부문(2016년 1~9월 기준 수입보험료 중 37.4%)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제휴채널 등을 활용해 생사혼합보험부문(수입보험료 중 20.3%)의 경쟁력을 강화함에 따라 2013년 이후 시장점유율이 안정화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의 우수한 브랜드가치 및 광범위한 영업기반 등을 고려할 때 업계 선두권의 시장지위는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부문에서는 해외채권을 위주로 한 해외비중과 수익 다변화를 위한 중위험 중수익 자산군 운용을 확대해 가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장쑤성 등에 진출하고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는 방안 등이 추진되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핀테크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새로운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핀테크 육성센터인 ‘드림플러스63 한화생명 핀테크센터’를 오픈했다.
다만 생명보험업의 특성상 금리위험에 노출돼 있다.
보험료 적립금 중 약 40%가 예정이율 5%이상 고금리 확정형 계약으로 구성돼 있어 저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역마진 확대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이차부분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채듀레이션이 자산듀레이션을 상회하고 있어 금리하락 위험이 존재한다.
향후 IFRS17 연착륙을 위한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가 추진되고 있어 지급여력비율에 대한 하방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해 한화생명은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김도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험사 최초로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을 1분기 중 발행함으로써 선제적인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며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 RBC 비율은 10%포인트 수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살보험금 사태로 인한 소비자 신뢰도에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자살보험금과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삼성과 한화, 교보생명 등 생보 3사에 대한 제재안을 의결한 바 있다.
영업정지, 대표 문책 등이 내려지자 뒤늦게 자살보험금 전액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보다 대표 지켜내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경영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하기로 했다지만 이미 소비자들은 생보사들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상태"라며 "앞으로 소비자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