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금값을 넘어섰다. 실체가 없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금 가격을 추월하기는 2009년 비트코인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래로 처음이다. 올해 말까지 30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지난 3일 기록한 최고가 1293달러보다 130% 이상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앨터스컨설팅의 아담 데이비스 컨설턴트는 7일(현지시간) CNBC에 "비트코인이 보다 확대되고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면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며 "비트코인이 거래수단으로 급격히 활성화되어 올해에는 3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정보업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2일 1242달러를 돌파, 금값을 처음으로 추월했던 비트코인은 현재 다시 금값 아래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 7일 종가 기준 1245.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1년 전에 비하면 195% 폭등한 수준이다. 돈세탁 및 불법송금 방지를 위한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와 인도의 화폐개혁으로 비트코인이 가치저장수단의 대안으로 부상한 영향이다. 글로벌 경제 전반에서 전통적 화폐 가치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비트코인 랠리를 이끈 요인으로 지적된다.
데이비스는 "사람들은 세상이 어떻게 될지 확신하지 못하면서 브렉시트 여파로 타격을 받은 영국 파운드화를 비롯한 전통적 화폐와는 다른 디지털 화폐로 투자를 분산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과 위험에 대한 헤지 수요가 비트코인의 명백한 상승추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계좌업체 ‘블록체인’의 피터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이메일을 통해 "최근 전례없는 규모로 비트코인 계좌가 개설되고 있다"며 가격 추세를 볼 때 연말까지 3000달러 돌파도 충분히 "실현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최근 급등세의 배경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가능성을 꼽고 있다. 시장은 오는 11일 미 증권거래소(SEC)로부터 비트코인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의 승인 여부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승인이 나오면,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최초의 비트코인 관련 ETF가 된다.
현재 미 SE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비트코인 관련 ETF는 총 3개로 오는 11일 승인 여부 결정이 기대되는 것은 윙클보스 형제가 4년 전에 신청한 윙클보스 트러스트다.
비트코인 전자지갑 킵키의 창업자 다린 스탄치필드는 "미 SEC가 비트코인 관련 ETF를 승인할 경우 비트코인 시장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상당한 신규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일본이 최근 디지털 화폐를 지불수단으로 제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추가 가격 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토마스 글룩스만 게이트코인 최고 마케팅책임자는 "연말까지 3000달러 돌파가 현실적으로 보이지만 2000~2500달러 정도가 더 가능성이 높다"며 "얼마나 오를 것인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려우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금 가격을 추월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서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많다.
리서치회사인 브레이브 뉴 코인의 프란 스트레이나르 CEO는 "금의 시장가치는 약 7조 달러이고 비트코인은 고작 200억 달러에 불과하다"며 "금과 비트코인 가격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다분히 심리적인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미 SEC가 비트코인 관련 ETF의 승인을 거부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폭락을 면치 못할 수 있다"며 ETF 승인 기대감으로 최근 급등하고 있는 비트코인에 엄청난 쇼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는 지난 수 천년 간 상품으로 거래되던 금과 달리, 아직 상품화되지 못한 비트코인이 점차 상품으로서 인정받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