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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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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손보사] 메리츠화재…4차 산업시대 대응 ‘기회’, 법인대리점과 수수료 갈등은 불안요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13 08:06

손해보험업계는 삼성·현대·KB손보·메리츠화재 등 ‘빅4’가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 이들 상위사들은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한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해외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오는 2021년부터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자본건전성을 개선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새 회계기준은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고 있어 보유계약이 많은 대형사일수록 더 많은 자본확충 부담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 외에 일부 손보사들은 지난해 늘어난 당기순이익을 과도한 성과급으로 지급하면서 금융 소비자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기도 하다. 주요 손보사들의 위기와 기회요인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김용범-메리츠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에너지경제신문 복현명 기자]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초 SK텔레콤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인 ‘로라(LoRa)’와 ‘LTE-M’을 활용한 보험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협약을 통해 ▲IoT 전용망을 접목한 보험 상품의 개발 ▲빅데이터 분석과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신규 상품 개발과 마케팅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무상 보증수리 기간이 지난 자동차의 수리비를 보상하는 연장보증서비스에 IoT를 적용할 계획이다. 보증 기간이 지난 자동차는 신차에 비해 고장이 잦고 수리비용도 높아 상품 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되면 수요가 많을 전망이다.

먼저 메리츠화재가 차량진단장치(OBD)를 서비스 가입 고객의 차량에 설치한다. SK텔레콤은 고객 동의를 받고 IoT망을 통해 차량 운행정보와 부품 상태, 진단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서비스를 메리츠화재에 제공한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의 부품이나 소모품의 교체 또는 정비 시점을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고 차량의 고장을 사전에 예측·통보하는 사전 정비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출동회수 축소로 인한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두 회사는 단기 여행자 보험과 같은 특정 지역에 밀접한 보험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메리츠화재는 자산운용과 상품 개발 등 각 사업부문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비용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일례로 다른 보험사 자산운용팀이 고객에게 받은 100억 원의 보험료(3% 이율 보장)를 주식에 투자해 20억 원을 벌었다고 가정하면, 조달비용 3억 원을 제외한 17억 원을 수익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같은 경우 주식으로 20억 원을 벌더라도 실적은 5억 원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주식 투자로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량 12억 원과 조달비용 3억 원을 수익에서 차감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리스크 관리 시스템 도입 결과 메리츠화재 각 사업부문은 신규 사업의 수익성 검토 시 신규사업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얼마나 되는지를 먼저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수익성은 낮고 리스크는 높은 사업에 투자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게 해 준다.

이에 반해 메리츠화재는 최근 전속 설계사 조직 강화, 지점축소, 사업가형 지점장 도입 등 조직 효율화를 추구하면서 법인대리점 실적 측면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법인대리점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 따르면 GA와 수수료 갈등이 불거졌던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GA 채널 실적은 전년보다 대폭 감소했다.

지난 2015년 7월 메리츠화재의 법인대리점 채널 초회보험료는 339억원이었으나 갈등이 시작된 2016년 7월에는 46억원 감소한 293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8월에는 275억원으로 줄었으며 10월에는 272억원까지 축소됐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7월 전속설계사 조직개편을 통해 전속 설계사에게 판매수수료를 최고 1100% 지급하고 있다. 기본 수수료율이 1000%이며 보너스 개념의 시책 수수료가 100%다. 특히 판매수수료 중 600%를 선지급금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속 설계사 채널에서는 파격적인 일로 메리츠화재는 상대적으로 수수료를 많이 받는 법인대리점 수준으로 전속 채널을 지원하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법인대리점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GA들이 전속 채널보다 판매량이 월등히 많은데 똑같은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고 버틴 것이다. 이 기간에 메리츠화재의 GA 실적은 전년보다 대폭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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