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4일(수)
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나유라 기자기자 기사모음




[코스닥 이제 다시 시작이다-②][인터뷰]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코스닥시장, 테슬라요건 통해 나스닥과 어깨 견줄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0 14:28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사진=나유라 기자)



"테슬라 요건은 상장기업은 물론 주관사인 증권사, 투자자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좋은 제도입니다. 기업들은 자금조달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상장기업들의 수익을 같이 나눌 수 있죠. 증권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기업을 보다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향후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을 골라내는 안목을 키울 수 있습니다. 테슬라 요건은 코스닥 시장이 나스닥처럼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심상치 않다. 미국 금리 인상, 대통령 탄핵 등 대내외 변수에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22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지지부진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연일 600대 초반에 머물며 650선도 뚫기 어려운 모습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 테슬라 요건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와 만나 테슬라 요건, 현 코스닥시장의 문제점 등에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정 상무와의 일문일답.

Q. 올 초 도입한 테슬라 요건 1호 기업이 누가 될 지 관심이 뜨겁다. 테슬라 요건을 도입한 계기는.

A. 코스닥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이익이 나야 하고 재무적으로 탄탄해야 하는데, 이것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증권사가 보증해준다면 기업들 성장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닌가. 코스닥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모델을 보유한 기업들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테슬라 요건을 준비하게 됐다. 테슬라 요건을 통해 좋은 기업들이 많이 들어오고, 꾸준하게 성장한다면 코스닥도 나스닥처럼 성장할 수 있다. 성장성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이 바로 코스닥시장의 임무이기도 하다.

Q. 증권사들이 풋백 옵션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A. 테슬라 요건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자자 보호 문제다. 투자자들도 기업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투자해야 하지만 주관사들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테슬라 요건은 증권사가 풋백 옵션을 3개월 이상 가져가도록 규정한 만큼 공모가도 함부로 책정하기 힘들다. 증권사는 해당 기업에 대해 계속 접촉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피부로 느끼고, 보다 자세하고 면밀하게 들여다보면서 주관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동시에 IB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코스닥지수가 연일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A. 3년 전만 해도 450~550선이 박스권이었다. 600선을 좀처럼 넘지 못했다. 2년 전부터 바이오를 중심으로 중소형주 붐이 일면서 700선 가까이 오르다가 작년 하반기 삼성전자 등 대형주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그래도 최근 들어 코스닥지수가 600선 이하로 무너지는 날은 드물다. 600선에서 바닥이 다져졌고 올 들어 미국 금리 인상, 사드 문제 등 악재가 다 노출됐기 때문에 조금만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만 있으면 금방 오를 수 있다.

Q.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A. 우량기업들을 상장하는 동시에 현지 IR, 정기간행물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코스닥시장을 홍보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를 늘리기 위해 코스닥 상장사와 함께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현지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있고, 전반적인 시황은 물론 시가총액 상위 기업, 상장사 동향, 공시사항, 신규 상장사 등을 다룬 코스닥 바이 위클리(Bi-Weekly) 자료도 배포하고 있다. 신규 상장 기업은 2년간 IR을 의무화하는 등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Q.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비중을 늘려야 하는 이유는.

A. 외국인과 기관은 장기투자자다. 외인과 기관의 경우 기업에 특별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쉽게 팔지 않는다. 반면 현재 코스닥의 9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는 작은 이슈에도 크게 출렁거려 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코스닥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비중이 많아야 한다.

Q. 마지막으로 코스닥시장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코스닥시장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부정적인 이미지인 것 같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좋은 기업들이 많다. 실적도 좋고 주가도 낮은데 잘 알려지지 않다 보니 투자자들이 몰리지 않는다. 올해는 좀 더 많은 코스닥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받아 시장 전체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량 기업을 발굴해서 투자한다면 기업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고 투자자들도 좋고 공생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도 증권사, 상장사와 손잡고 IR에 적극 힘쓰겠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