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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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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그룹 2세, ‘일감 몰아주기’ 논란 딛고 900억 주식 무상증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0 12:01

15일에도 자사 보통주 93억원 어치 직원들에게 나눠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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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동서그룹 창업주의 장남 김상헌(68) 동서 고문이 6년 동안 직원들에게 9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무상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동서그룹 등에 따르면 김 고문은 지난 15일 우리사주조합과 임직원 104명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36만6912주를 무상증여했다.

증여 당일 종가(2만5350원) 기준으로 93억122만원 어치다. 김 고문은 당초 43만2912주를 내놨지만 이중 동서식품에 대한 6만6000주 증여는 취소했다.

김 고문은 2011년 회장직에 오르면서부터 임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는 2011년 3차례에 걸쳐 우리사주조합과 계열사 임원 등에게 40만9431주(155억원)를 증여했고 2012년 155만8444주(502억원), 2013년 45만2주(123억원)를 나눠줬다. 올해 증여한 주식까지 합치면 278만4789주에 이른다. 872억원 규모다.

김 고문은 2010년 말 기준 36.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 그의 지분은 19.96%로 크게 줄었다. 김 고문의 동생이자 2대주주 김석수 회장(19.48%)과의 지분 차이가 0.48%로 좁혀졌다.

김 고문은 2014년 3월까지 동서 회장직에 있다가 고문으로 물러났다. 현재는 창업주의 차남 김석수 회장이 자리를 물려받았다.

한편, 김 고문이 동서를 맡은 지난 2011년 이후 경영이 늘 순조롭지만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주력제품인 커피믹스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원두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4년 시리얼 파동이라는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2014년에는 동서그룹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불법·편법 증여’ 혐의로 국세청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국세청은 동서식품과 (주)동서 등 동서그룹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불법 증여 방식으로 오너 일가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었다.

이에 김 고문은 회사는 물론 계열사 임직원에게 자신이 가진 주식을 내어 주며 안팎의 어려움을 수습하고 경영에 속도를 내고자 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고문의 이러한 뜻이 직원들에게도 통했는지 동서의 매출액은 지난 2011년 4400억원에서 2012년 4600억원 → 2013년 4700억원 → 2014년 5000억원 → 2015년 510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동서 측은 "김 고문이 회사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높이고 격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주식증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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