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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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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에 뒷통수 맞은 헤지펀드 "금값랠리 기회 날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0 13:26

FOMC 직전 金 투기적 매수세 대규모 청산 15개월래 최대폭 매도했는데…금값 2.5% 급반등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비둘기파적(완화적) 메시지를 내놓기 하루 전 헤지펀드들이 금에 대한 투기적 매수세를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청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헤지펀드들이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게 뒷통수를 맞았다.

옐런 의장이 비둘기파적(완화적) 메시지를 내놓기 하루 전 헤지펀드들이 금에 대한 투기적 매수세를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청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긴축적인 정책기조를 제시할 것이라고 오판한 일부 헤지펀드들이 FOMC 이후 펼쳐진 금값 랠리 편승 기회를 날린 셈이다. 


▲지난 14일까지 금에 대한 투기적 거래자들의 순매수포지션은 47% 감소한 4만9835계약을 기록했다. 감소폭은 2015년 12월 이후 최대였다. ( 표=CFTC/블룸버그)


헤지펀드들은 지난 14일로 끝난 일주일 동안 금에 대한 상승베팅을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걷어 들였다. 17일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금에 대한 투기적 거래자들의 순매수포지션은 47% 감소한 4만9835계약을 기록했다. 감소폭은 2015년 12월 이후 최대였다.

하지만 기록적 금매수세 청산이 일어난 직후인 16일 9개월 만에 가장 큰 일일 급등장세가 전개됐다. 금 선물은 17일 온스당 1230.20달러를 기록했다. 이틀간 상승률은 2.5%에 달해 지난해 11월 2일 이후 가장 컸다.

스테이트 스트릿 글로벌 자문의 조지 밀링 스탠리 금전략부 대표는 "부양적 조치들이 있다는 사실과 마이너스 금리가 여전하다는 사실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불확실성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단기적 관점에서 금을 지지하는 수 많은 것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금을 지지하는 다른 변수들도 다수 존재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수키 쿠퍼 애널리스트는 프랑스 대선부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개시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전선호 심리를 북돋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의 계절적 수요 증가도 단기적 하방 리스크를 제한한다고 쿠퍼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이어 금 선물이 온스당 1200달러로 향해 떨어지면 "시장에 진입할 매력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에 이은 2대 금 수요국인 인도의 2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75% 급증한 96.4톤에 달했다. 인도에서 다음달 시작되는 웨딩시즌과 축제를 앞두고 보석업체들이 재고를 쌓은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약한 인프라 지출에 대한 지속적인 의구심과 세제 개혁의 불명확성, 글로벌 성장 리스크 역시 금값 반등을 유발했다고 모건스탠리는 분석했다. 하지만 글로벌 성장세의 안정성과 친(親) 인플레이션 정책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금에 대한 약세론을 지지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결과적으로 통화 긴축이 귀금속 투자 매력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을 과소 평가할 가능성도 있다. 롭 하워스 미국 은행자산관리 시니어 투자전략가는 금에 대해 "전반적 추세가 부정적"이라며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꽤 견조하다는 점에서 금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연준이 점진적이지만 금리를 올릴 계획이며 연말 이전 재정정책이 이러한 전망을 지지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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