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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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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도 과잉생산 "中 감산 논의할 협의체 만들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0 15:17

美·유럽·캐나다 협회, G20 지도자에 서한…러시아도 지지

▲(사진=이미지 투데이)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국제 알루미늄 업계가 중국의 과잉 생산을 견제하기 위한 글로벌 공조를 모색 중이다.

미국과 유럽, 캐나다의 알루미늄 생산자협회는 올여름 독일 함부르크에서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인 G20(주요 20개국) 지도자들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다룰 글로벌 협의체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3개 협회는 서한에서 "현상황은 영향을 미치는 국제무역 흐름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안정성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협회에는 세계적인 광산기업인 리오 틴토와 알코아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러시아 기업들도 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과잉생산 문제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고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제 알루미늄 업계가 서한을 보낸 것은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자국의 석탄과 철광석 생산량을 억제한 것처럼 알루미늄의 감산을 유도하도록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철강 생산량을 향후 5년간 줄일 것을 다짐한 바 있다.

지난달 중국은 대기 오염을 이유로 북부 28개 도시에 동절기 알루미늄 생산량을 30% 줄일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들 지역이 글로벌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국제 알루미늄 가격은 5년간의 침체를 벗어나 올해 들어서 약 11% 정도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중국이 처음으로 표명한 감산 약속이 글로벌 생산량을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알루미늄 생산자협회의 찰스 존슨 부회장은 "중앙 정부가 과잉 생산이 문제임을 인정하고 대책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여하한 움직임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잉생산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기존 광산의) 조업중단 계획을 발표한다고 해도 새로운 광산들이 이를 메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존슨 회장은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의 알루미늄 보조금을 제소한 것처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2001년 당시 글로벌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과 거의 맞먹는 10%선이었지만 지난해에는 6%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에 중국의 비중은 50% 이상이 늘어났다.

러시아 최대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루살도 중국이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을 이유로 몇몇 제련소를 폐쇄한 탓에 중국의 훙차오(廣橋) 그룹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러시아 산업무역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알루미늄 기업들의 카르텔 구축을 제의하겠다고 말한 것도 업계의 사정이 절박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러시아 산업부 관리들은 이에 대해 장관이 사견을 밝힌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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