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이아경 기자] 키움증권이 KB증권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소속된 다우키움그룹은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사세를 확장시켜 온 만큼 이번 현대자산운용 인수 검토를 통해 몸집불리기에 나서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키움증권 자회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주식·채권 및 ETF는 물론 대체투자영역까지 강화하고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현대자산운용의 매각 주관사인 삼정 KPMG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다. 이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 아프로서비스 등 국내외 금융사와 사모투자펀드(PEF) 등 총 20여곳이 IM을 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KPMG는 22일 현대자산운용의 예비입찰을 실시하고, 4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 현대운용, 중소형주·대체투자 강점… 키움운용과 시너지 기대
업계에선 현대자산운용이 중소형주식펀드 부문과 대체투자 부문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키움증권에 인수될 경우 자회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체투자 부문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현재 키움자산운용은 1년 사이 해외 대체자산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는 등 대체투자 부문을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3건의 딜을 성공했다. 투자금액은 878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운용은 부동산과 항공기 등 대체투자 운용 규모가 2조8000억원에 달하는 등 대체투자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운용업에선 수탁고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현대운용과 키움운용의 부동산 등 대체투자 규모를 합치면 7조원 수준에 달한다"며 "인수를 통해 얼마나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지, 성장 가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등의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키움운용과 현대운용의 대체투자 규모를 합치면 7조2400억원이 된다. 이는 국내 운용자산(AUM)4위인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 규모 7조6450억원과 비등한 수준이다.
종합자산운용사로서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키움운용은 현재 운용 자산규모 7위지만, 현대운용과 합쳐질 경우 6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규모를 넘어설 수 있다.
또 현대운용이 중소형 주식형펀드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채권 투자와 ETF강자로 자리매김한 키움운용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운용 강소기업펀드의 2011년 6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66.5%이며, 키움운용은 현재 ETF순자산 규모 4위에 17조 3000억원어치의 채권을 운용하고 있다.
◇ 다우키움그룹, M&A 적극행보 촉각… 가격 변수 고려해야
키움증권은 수년간 활발한 인수 합병으로 외연을 확장해왔던 만큼 현대자산운용 인수 가능성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다우키움그룹 전체적으로 M&A는 항상 열려있다"며 "좋은 물건이면 M&A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도 "키움증권은 1년에 하나씩 회사를 인수해 규모를 키워왔다"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조인트벤처나 해외 증권사 인수, 직접 진출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014년 우리은행의 계열사였던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했고, 키움증권은 지난해 6월 티에스저축은행(현 키움예스저축은행)을 사들였다. 또 우리은행 지분 4%를 매입해 과점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가격 문제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모회사인 KB증권은 현대자산운용의 적정가격을 500억원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에선 300∼4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자산운용이 규모가 작은 종합운용사지만 강점을 드러내는 부분이 명확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면서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