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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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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춘들 "먹고 살기 힘드네"…식비·주거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2 15:00

작년 소비지출 대비 식비·주거비 비중 23.8%…2008년보다 1.2%p 상승

▲20∼30대 가구주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20∼30대 가구주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식비·주거비와 같은 필수 지출이 늘면 가계의 여유 자금이 줄어 살림살이는 더 빠듯해진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별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32만3000원,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29만1000원으로, 식비·주거비에만 총 61만400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39세 이하 가구주 소비지출이 257만70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3.8%가 필수 지출인 식비와 주거비로 묶여 있는 셈이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필수 지출 비중은 40대(21.6%), 50대(23.0%)보다 높고 60세 이상 가구주(33.7%)보다는 낮았다.

20∼30대 가구주와 40∼50대 가구주의 필수 지출 비중 격차가 최근 들어 더욱 확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식료품·주거비 지출 비중은 2008년 22.6%에서 2009년 22.4%, 2010년 22.3%로 점차 낮아졌다가 2012년 23.6%, 2015년 23.7%, 2016년 23.8%로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던 해인 2008년과 견주면 1.2%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반면 지난해 40대 가구주의 필수 지출 비중은 2008년과 견줘 0.2%포인트(21.8%→21.6%), 50대는 0.7%포인트(23.7%→23.0%) 감소했다.

60세 이상 가구주의 경우도 2008년과 견줘 0.4%포인트 늘긴 했지만 증가 폭은 39세 이하 가구주보다 작았다.

20·30세대의 필수 지출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소득이 정체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별 평균 소득은 445만6천원으로 2008년 대비 27.6%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같은 기간 40대(35.2%), 50대(35.5%), 60세 이상(34.7%) 등 다른 연령대의 소득은 모두 30%대 상승률을 보였다. 벌어들인 돈이 크게 늘지 않다 보니 씀씀이 증가 폭도 작았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별 평균 소비지출은 21.4% 늘어 40대(27.0%), 50대(27.3%)보다 5.6∼5.9%포인트 작았다. 식비·주거비가 비슷하게 늘더라도 39세 이하 가구주의 여유 자금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40∼50대에 반해 자가 가구 비중이 작고 전·월세 비율이 크다는 점도 20·30세대의 삶이 더 팍팍해진 이유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본격화하고 전셋값이 뛰면서 20·30대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져서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고용 여건이 좋지 않아 취업 연령이 지연돼 20·30세대의 소득, 소비지출이 크게 늘지 않았다"라며 "필수재인 식비, 주거비는 실제로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20∼30대 가구의 필수 지출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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