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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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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척도’ 빠르게 녹아내리는 남·북극 얼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3 11:19

북극 3년째 기록경신…‘기현상’ 남극도 최소 규모

▲남극과 북극의 해빙(海氷·sea ice) 규모가 지난 1979년 위성관측 이래 38년 만의 최저치로 줄었다. 기록적인 이상 고온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남극과 북극의 해빙(海氷·sea ice) 규모가 지난 1979년 위성관측 이래 38년 만의 최저치로 줄었다. 특히 ‘기후변화의 척도’로 불리는 북극해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줄면서 3년 연속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극지방의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결과다.

23일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북극의 해빙 면적은 지난 7일 기준 약 1442만㎢로 관측됐다.

지난 1981∼2010년 평균 최대치보다 약 122만㎢ 적은 수준이다. 겨울 막바지인 3월에 최대치로 불어나는 북극의 얼음 규모로서는 최소 규모다.

북극해의 수면을 떠다니는 북극 빙하는 직접 해수면 높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전 세계 생태계에는 상당한 변화를 가하게 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NSIDC의 마크 세레즈 국장은 "북극 해빙의 두께도 더 얇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겨울 비정상적인 이상고온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겨울, 북극의 기온은 예년보다 무려 20도가량 상승하며 유례없는 고온 현상을 보인 바 있다. 온실가스 등의 영향으로 그린란드의 저기압 세력이 북극으로 따뜻한 공기를 끌어당기는 ‘한겨울 온난화’가 일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면적 뿐 아니라 빙하의 두께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유럽우주기구(ESA)의 위성자료에 따르면 북극 빙하의 해빙 속도가 빨라지면서 올 겨울 북극의 빙하 두께가 지난 4년에 비해 급격히 얇아졌다.

전문가들에게 더욱 주목되는 현상은 남극 해빙의 극적 감소다.

북극과는 정반대로, 남반구의 겨울인 9월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이듬해 2월에 가장 적은 규모로 줄어드는 남극의 해빙은 지난 3일 기준 약 211만㎢로 관측됐다.

기존 최저치인 1997년보다도 18만㎢ 적은 수준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남극 해빙은 최근 몇 년간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였는데, 이제는 북극과 마찬가지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남극 주변 해빙은 2014년 중반에 사상 최대의 크기를 기록한 바 있다.

일단은 전 세계적인 이상고온의 영향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남극에 대해서는 조금 더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로서도 남극 해빙의 엇갈린 흐름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라고 AFP는 덧붙였다.

세계자연기금(WWF)의 극지방 담당자 로드 다우니 매니저는 "매년 극지방에서 얼음이 얼고 녹는 것은 바닷물의 순환을 촉진하고 기후를 통제하는 지구의 심장박동과 같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석 연료를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대체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탄소 방출량을 줄이는 등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최근 유엔(UN)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가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던 것처럼 올해도 이 기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이 지구가 진정으로 미지의 영토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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