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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총 키포인트3가지…지주사·최순실·노트7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4 15:05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부회장)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8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4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작년 경영성과와 함께 의안으로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다뤘다.

삼성전자는 작년 갤럭시노트7 단종의 영향에도 연결기준으로 매출 202조원과 영업이익 29조원을 달성하며 2015년(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6조원) 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날 안건은 무리 없이 처리됐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지주회사 전환 여부 △사회적 책임 미비 △갤노트7에서 발생된 안정성 회복 등에 있어 관심을 가졌다.

그동안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에 관심이 크지만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금으로선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혀 당분간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이 "검토 뒤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정거래법상 삼성전자 지주회사가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사업자회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20% 사들여야 한다. 최소 수십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하다. 또한 지주회사로 전환한다고 해도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처리해야 하는 숙제도 풀어야한다.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편·불법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 지주사 전환 추진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 2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주최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 이사직 해임 및 사회적 책임 이행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이 부회장은 양사의 합병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범인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이 부회장의 비판적 시각이 더욱 거셀 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인적분할 시 지주사가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자사주만큼 확보할 수 있는데 상법 개정안은 이 같은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을 막기 위한 논의가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런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경우 비판받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탈법적으로 진행됐다는 의혹과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또 꼼수를 쓴다’는 시선에 맞닥뜨려야 한다"며 "삼성전자로선 시기적으로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여부’에 대해 관심을 가졌지만 권 부회장이 사실상 ‘보류’를 선언하며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사회적 책임의 경우엔 투자자들의 날선 비판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한 주주는 "회삿돈이 400억원 넘게 불법으로 유출됐는데 감사위원들은 뭘 했는지 묻고 싶다"며 "백혈병 발병, 해고자 문제 등을 청산해야 삼성이 변했다는 얘기를 듣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불법 지원은 주주 개인의 생각이지 저희가 불법으로 지원한 건 없다"며 "연간 기부·후원금은 약 5000억원에 이르고, 이번 건(미르·K재단 지원)은 이사회나 경영위원회의 의결 사항이 아니었고 감사위원회의 보고사항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번 사태 이후에 기부성 비용에 대한 집행과정, 회계 처리 등을 보고했고 감사위원회는 정상적 업무과정으로 진행됐음을 확인했다"며 "용처에 대해선 해석상의 차이가 있는데 그 부분은 기다려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10억 원 이상의 대외 기부금은 모두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1000만원 이상은 사내 기구의 의결을 거쳐 집행 실적과 결과를 감사하도록 결정했다.

갤노트7에 대해선 단종을 교훈 삼아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종균 사장은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해 부품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를 재건하고 리더십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브랜드는 안전·품질 최우선 캠페인 등을 통해 최고 품질 이미지를 되살리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외이사의 보수한도를 종전 390억원(일반보수 300억원+장기성과보수 90억원)에서 550억원(일반보수 300억원+장기성과보수 250억원)으로 확대했다.

보수한도란 사내외이사에게 지급할 보수 총액의 상한선을 뜻한다. 앞으로 지급할 수 있는 보수 총액의 한도를 높여놓은 것이다.

권 부회장은 보수한도 증액의 배경에 대해 "이사의 수가 종전 평균 3인에서 금년부터 4인으로 증가해 한도를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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