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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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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상장 앞두고 사우디 35% 감면 ‘승부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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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우디 아람코)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사업에 매기는 세금을 대폭 인하했다.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기 위해 ‘세금 감면’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28일(현지시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소득세를 현행 85%에서 50%로 35%포인트 줄이라는 칙령을 내렸다.

이날 발표된 칙령에 따르면 자본금이 1000억 달러 이상인 기업의 이익에 부과하는 세율을 50%로 낮추고, 800억∼1천억 달러인 기업은 65%로 인하했다.

자본금이 1000억 달러가 넘는 아람코엔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세율 인하는 올해 1월1일부터 소급된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내년까지 지분 5%를 매각하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만큼 이번 전격적인 세금 감면은 외국 투자자를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사우디 정부의 유인책으로 풀이된다. 애틀랜틱카운실 글로벌에너지센터의 장프랑소와 세즈넥 중동에너지 전문가는 "대단히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면서 "이번 조치는 사우디 왕가와 정부, 공공투자기금이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기업 가치 상승으로 지분 매각 규모도 더 높아지라는 전망도 나왔다.

투자자문사 샌퍼드 번스타인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세금 감면으로 아람코의 당기순이익은 300% 상승할 것"이라며 "잠재적으로 기업가치가 1조∼1조5000억 달러 높아지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 현지 매체 아랍뉴스는 "세율 인하로 아람코의 지분 매입에 관심 있는 투자자는 더 풍부한 현금 흐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칼리드 알팔리 아람코 회장 겸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은 "세수 감소는 안정적인 배당금 지급과 석유 부문 기업이 정부에 내는 다른 계정의 비용으로 채워질 것"이라며 "이번 세율 조정으로 정부의 전체 수입은 감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아람코 IPO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사우디 정부의 경제개혁안 ‘비전 2030’의 핵심 정책이다. 사우디는 내년에 아람코 지분 5%를 매각해 1000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민영화를 통해 미국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을 능가하는 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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