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이아경 기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올해에는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선진 금융시장 네트워크에 주력해 전략적 파트너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최근 "올해 미국의 실력 있는 금융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전력적 제휴를 맺는 것이 중요한 사업 계획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금융상품이 유럽이나 일본을 거쳐 결국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며 "미국에서 개발한 상품을 우리 시장으로 들어와서 판매한다면 현지 금융사는 한국 판매망을 가질 수 있고, 우리도 새로운 상품 제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금융시장의 다양한 기법과 좋은 상품 도입을 통해 한국금융지주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김 부회장은 '2020년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 진입’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내걸고 1995년 영국 런던법인 설립 이후 홍콩, 미국 뉴욕, 싱가포르 등에 진출했다. 특히 2010년 인수한 베트남 현지 법인 ‘키스(KIS) 베트남’은 인수 당시 50위권에서 지난해 베트남 시장점유율 10위권 내 증권사로 성장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성과가 김 부회장을 비롯한 한국투자증권의 꾸준함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 덕이라고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10여년 전 우리나라의 선진금융을 배우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베트남 현지 공무원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표하며 교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부회장은 "베트남에 가서 직접 증권사를 인수하기까지 5년 이상이 걸렸다"며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올게 아니라 그 나라의 자기자본 성장과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쉽게 선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장을 방문하는 등 거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에도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2014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해 운영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증권사들이 해외 IB 딜소싱을 위해 해외 진출에 나서는 반면 김남구 부회장은 현지법인 성장 자체에 초점을 둔다"며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증권사들도 후자를 따를려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