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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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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 가격, 中 공급에 달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30 14:18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중국의 수요가 아니라 공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알루미늄부터 석탄에 이르기까지 원자재의 공급 부족 전망이 가격을 좌우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일례로 지난해 중국은 석탄 생산업체들의 조업일수를 330일에서 276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과잉 공급을 축소했다. 당국의 조치로 중국의 석탄수입은 25% 급증했고 글로벌 석탄 가격을 끌어 올렸다. 공급자로서 중국은 거대한 규모와 변동성으로 인해 다른 원자재에도 영향을 끼친다. 중국은 알루미늄부터 아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자재를 생산하는 3대 공급국에 속한다. 중국산 납이 전 세계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년 전 19%에서 최근 50%로 급증했고 석탄도 32%에서 48%로 불었다.

원자재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또 다른 변수는 신뢰하기 힘든 중국의 통계자료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구리 등 원자재 생산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가 과장된 경향이 있고 수 많은 민간 자료는 제각각이다. 캠벨 하비 듀크대 푸쿠아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는 "(중국의) 공급 데이터는 수사 작업을 요할 정도"라며 "중국이 성장하는 경제라는 점에서 그 동안 수요 측면에만 집중했지만 또 다른 스토리의 절반인 ‘공급’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인공위성 이미지와 같은 좀 더 믿을만한 대체적 정보원을 찾는다. 공급을 추산하기 위해 광산 주변에서 이동하는 굴삭기 트럭과 상주하는 근로자 텐트 숫자를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세계 금속재고 통계를 내놓는 ‘리모트 센싱 메트릭스’의 톰 다이아몬드 공동 창립자는 "혼탁한 세상"이라며 "새로운 프로젝트에 얼마나 투자할지를 결정하려는 광산업체라면 다른 지역에서 상황을 알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공급 뉴스가 원자재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가 됐다고 WSJ는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알루미늄 가격의 올해 전망치를 올초 톤당 1700달러에서 최근 톤당 2000달러로 높여 잡았다. 중국 당국이 세계 알루미늄 공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에서 겨울 기간 생산을 줄일 것을 명령했다는 이유에서다. 원유 다음으로 거래량이 많은 철광석의 경우 중국 생산은 3년전 4억톤에서 지난해 2억5000만~2억7500만톤으로 줄었을 것이라고 리오틴토는 추정했다.

중국에서 원유 공급 감소는 국제 유가의 회복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유전 노후화로 자체 생산이 절정에 달해 수입 연료 의존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 국내 원유 생산이 2015년에 비해 7%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정부는 원자재 가격의 급변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국 인플레이션 압박을 높여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언니스트앤영의 피터 마키 중국 및 몽골 금속부분 대표는 "가격이 너무 높다고 중국이 판단한다면 자국 생산업계에 가해진 제약을 다소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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