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학 100세시대 연구소장(NH투자증권) |
유치원부터 대학교 졸업 때까지 자녀 1인당 교육비는 얼마나 필요할까? 자녀 1인당 교육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예산은 사교육을 제외하는 경우 대학까지 약 4천만원(3,800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교육을 최소한으로 가정해보면 9,000만원, 약 1억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다. 최고 수준의 공(학교)교육과 월 평균 2개의 사교육을 동시에 지원한다면 자녀교육 예산은 3억원을 훌쩍 넘어 버린다.
이렇듯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자녀교육이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본인의 노후준비보다는 자녀교육을 우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노후생활이 시기적으로 뒤에 있을 뿐 결코 자녀교육보다 덜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부모의 불안한 노후생활은 결국 자녀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재무설계 관점에서 보면 자녀교육과 자신의 노후준비는 동등한 가치이다. 만약 중산층 이상이 되는 가구가 자녀교육 때문에 노후준비를 못하고 있다면 자녀교육에 과소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따라서 계획적인 지출이 될 수 있도록 자녀교육에 다음과 같은 원칙을 미리 정해놓고 실천하는 것이 좋다.
첫째, 자녀 1인당 사교육비와 노후준비 비율은 1:1을 지키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5만 5천원이다. 노후준비에 자녀교육과 동등한 가치를 둔다면 월 30만원 이상은 자신의 노후준비를 위해 따로 챙겨놓는 것이 맞다. 월 30만원을 연 4% 수익률 가정으로 30년간 적립하면 2억원 정도의 노후자산을 만들 수 있는 금액이다. 노후자산 2억원은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이 함께 있으면 풍요로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노후생활은 가능한 수준이다.
둘째. 자녀 1인당 총 교육비는 소득의 10%를 넘지 않게 하자. 자녀가 사립초등학교나 특목고 등에 가게 되면 교육비용은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높은 교육비용을 현재 소득에서 감당할 수 있더라도 향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소득에 따른 기준이 필요하다. 중산층의 가구 평균소득(월 366만원)을 기준으로 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35.5만원은 약 10%에 해당한다. 즉, 공교육 및 사교육 등 1인당 총 자녀교육비는 가구소득의 10%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최소 5년 전부터는 미리 준비하자. 자녀교육에 목돈이 필요하다면 때가 닥쳐서 지출하는 방법보다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특목고나 자사고 등록금을, 중학교에 입학하면 대학등록금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금융수익에는 복리효과가 있기 때문에 투자기간을 길게 하면 할수록 수익이 커지면서 목돈준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과거처럼 자녀의 성공이 곧 부모의 성공이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 주는 시대도 아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교육을 통해 자녀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키우는 일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경제적인 역량을 넘어서는 무리한 자녀교육은 가계경제에 독이 될 수 있고, 사교육의 효과 또한 100% 장담할 수 없다. 적정한 자녀교육비 지출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행복한 100세시대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