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디 엠브레흐츠 네덜란드 대사. |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한국전쟁이 휴전을 앞둔 1953년, 네덜란드는 강둑이 무너져 2000명이 한꺼번에 사망했습니다. 해수면 문제를 해결하고자 44년간 진행된 델타워터 프로젝트가 그때 수립,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 대사는 "네덜란드가 기후변화에 무척 민감하다. 적응력 역시 꽤나 치열한 과정을 통해 형성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상당수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일찍이 방죽을 쌓아 기후 변화에 대비해 왔다. 그러나 단 한 번의 방죽 붕괴로 2000명이나 목숨을 잃었고 델타워터 프로젝트가 완성된 1997년에야 안심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는 기후변화가 인간에게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미리 안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네덜란드는 기후변화 적응 선도국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네덜란드는 기후변화에 대해 여러 정책을 펼쳤다. 미국 다음으로 손꼽히는 네덜란드는 농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적다는 점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발전원도 재생에너지로 바꿨다. 전기차 사용량을 늘렸다. 강둑을 건설하고 주거공간을 마련했다. 수위(물높이)는 네덜란드인에게 실질적은 위협이다. 그는 "해수면이 1850년 이래 20cm 상승했고 2100년이 되면 1m가 올라간다. 가장 시급하기 때문에 기후변화 적응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높아진 수위는 비단 방죽만 위협하지 않는다. 선박의 출입도 직접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강의 공간을 확보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강폭을 늘리고 주변의 강둑을 올렸다. 선박의 출입이 지장 받지 않도록 구조물을 적합하게 개선하는 방법도 동원됐다. 수상도시도 건설했다. 구조물이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바닥을 딛고 선 사람들은 자기네 건물이 바다 혹은 강에 떠있는지 잘 모를 정도다.
수상가옥의 원형은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엔 폴을 설치했는데 돈이 많이 들어 아예 집을 물 위에 띄웠다. 나중엔 단지도 물에 띄웠다. 농업에서 쏟아지는 바이오매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비교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모두 네덜란드인이 해결하려 했던 과제다.
"풍력을 계통에 연결하며 한국으로부터 전력케이블 기술을 배웠습니다. 네덜란드의 어업기술과 한국의 케이블 구축 기술이 서로 융합하며 시너지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었습니다."
엠브레흐츠 대사는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했다. 이미 LS전선 등이 네덜란드 풍력사업에 전력케이블을 공급하고 있다. 그는 해상풍력이 건설돼도 어민의 환심을 살 방책이 있다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엠브레흐츠 대사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많은 일을 했다. 이런 경험을 한국과 나눠 서로 윈윈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