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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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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장벽 ‘첩첩산중’ …美환경단체 소송·대기업 입찰 불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13 11:58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말많고 탈많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구상이 첩첩산중에 빠졌다. 미 환경단체로부터 첫 소송이 제기된데다, 대기업들도 입찰을 꺼리면서 완공이 가능할 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 투산 소재 환경보존단체인 생물다양성센터와 애리조나 주 출신의 라울 그리잘바(민주) 의원은 투산 연방법원에 국경장벽의 환경·재정적 여파를 겨냥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 단체와 그리잘바 의원은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 장관과 케빈 매클리넌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을 소송 피고로 올렸다.

이들은 소장에서 정부기관들이 트럼프가 구상하는 국경장벽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국가환경보호정책에 부합하는지도 검토해달라고 주장했다.

생물다양성센터의 랜디 세라글리오는 "국경보안정책은 2001년 이래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환경영향에 대한 분석은 그 이후로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미국 국민은 어떤 피해가 있는지 알 권리가 있고, 얼마나 비용이 들어가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안보부와 세관국경보호국은 소송에 대해 알고 있지만, 진행 중인 법적 절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의 국경 장벽은 그의 대표적인 대선 공약으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최소 5.5m에서 최대 9m의 장벽을 쌓아 불법체류자 입국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예산 추정치는 120억 달러이며 내년 첫 해분 예산 41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했다.

한편, 국경 장벽 건설 입찰 시한이 지난 4일(현지시간) 마감된 가운데 막상 장벽건설을 위한 자원과 능력을 보유한 대형 건설 기업 대부분이 불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CNN에 따르면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인 ENR(Engineering News Record)가 선정한 20대 건설기업들 가운데 고작 3개 기업만이 미 연방 세관국경보호국(USCBP)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제출했다.

트럼프 장벽이 건설·엔지니어링 업계에서 이름을 날릴 어마어마한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이미지 훼손이라는 후환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광고전문회사 대표인 진 그라보프스키는 "이런 종류의 사업은 회사 실적으로 포트폴이오에 넣어 선전하기는 힘든 종류이다. 댐이나 교량과 달리, 이건 어떤 행정부의 정치철학에 따른 위험부담 때문에 앞으로 사업에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입찰한 대부분 기업들이 소형 건설기업들이기 때문에 과연 그들이 트럼프 장벽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시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장벽을 위한 인력이나 자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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