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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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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위험 회사채에 돈 몰린다 "연말 디폴트·전염 리스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18 15:36

5년만기 회사채 격차 사상 최저 축소…시장 왜곡

▲투자자들이 위험천만한 중국 회사채로 몰리고 있다. 중국의 통화 긴축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채무상환불이행(디폴트)이 일어날 리스크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위험천만한 중국 회사채로 돈이 몰리고 있다. 수익률 격차가 사상 최소로 좁혀지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가 이상할 정도로 고평가됐다. 중국의 통화 긴축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채무상환불이행(디폴트)이 일어날 리스크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 달 동안 디폴트가 늘고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에서 레버리지를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저신용(고수익) 회사채가 예상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5년 만기로 ‘AA-’와 ‘AAA-’ 등급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 격차는 지난 7월말 90bp(1bp=0.01%p)에서 최근 49bp로 줄어 사상 최소로 좁혀졌다.

이 격차는 중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자금을 조달받기 위해 얼마나 더 높은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지를 보여준다. AAA 카테고리에는 일반적으로 대형 국영기업들이 포함되고 AA 카테고리는 손실을 내는 철강업체, 재무가 다소 불안한 지방정부 투자기관과 같은 위험한 기업들이 있다. 따라서 격차가 줄면 그 만큼 낮은 등급의 기업이 자금을 저비용으로도 조달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라고 이반 청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오히려 WSJ는 이러한 스프레드 축소에 대해 ‘시장을 더 왜곡하는 비정상’이라고 표현하면서 ‘중국 채권시장에는 엄격한 기준으로 신용 등급을 매기거나 리스크에 대한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신용등급 시스템은 선진국에 비해 느슨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프레드가 축소된 변수에는 안정적 위안화, 자본 유출 둔화, 신규 발행 급감 등도 있다. 인민은행이 지난해 8월 이후 단기자금시장에서 긴축 조치를 내놓으면서 자금 조달비용이 상승압력을 받았고 회사채 발행도 크게 줄었다. 올 들어 신규 발행된 회사채는 9170억위안(한화 151조 9927억 5000만 원)으로 2016년과 2015년 같은 기간의 2조4000억위안, 1조100억위안에 비해 줄었다. 신규 발행이 줄면서 투자자들은 유통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공급은 빡빡해졌다.

금융정보업체 윈드인포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3조7900만위안(497조 2630억 9425만 원)으로 지난해의 4조6400억위안보다 적지만 2015년의 3조2500억위안보다 많고 2013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스프레드 축소는 중국 채권 투자자들이 안일하게 저신용 채권의 숨겨진 리스크를 낮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저신용 회사채를 매입하는 주요 투자자들은 신탁, 자산 매니저, 중개업체 뿐 아니라 그림자 금융의 원흉으로 지목받는 ‘이재상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은행들이다. 막대한 위험이 금융 기관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금리가 오르고 정부가 철강, 석탄과 같은 섹터에서 공급과잉 축소를 가속화하면 신용 리스크가 올해 말로 갈수록 두드러질 수 있다. 궈에이용 유콘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정부가 디폴트에 대한 인내심을 더 발휘하면 올해 발생할 디폴트는 지난해 전체의 16개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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