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에너지경제 포토

에너지경제

ekn@ekn.kr

에너지경제기자 기사모음




[EE칼럼] 저탄소제품 의무구매 품목에 반영해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20 12:43

문승식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정책단장

[EE칼럼] 저탄소제품 의무구매 품목에 반영해라

문승식 단장

▲문승식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정책단장

일본이 1999년 세계 최초로 녹색제품 구매촉진법을 도입해 자국의 친환경 제품 소비와 수출을 본격적으로 지원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2005년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녹색제품 의무구매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장은 제품을 구매할 때 녹색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토록 하고 있다. 또한 매년 당해 연도의 녹색제품 구매이행계획을 수립해 공표하게 했으며, 녹색제품 구매실적을 집계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제출하도록 했다. 2015년 공공기관의 녹색제품 구매실적 제출 비율은 94%이며, 2016년에 구매계획 제출 비율은 91%에 이른다. 제도 운영 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녹색제품 구매실적이 우수한 공공기관에 대해선 기관평가에 반영하고 있으며, 우수 기관의 직원에 대해서는 해외의 녹색제품 의무구매제도 연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녹색제품 정보를 조달청에 주기적으로 세부내역을 전달하고 있으며, 조달청은 정부조달시스템에 녹색제품 정보를 제공해 공공기관의 녹색구매를 촉진하고 있다. 2015년 조달청을 통해서 구매된 녹색제품은 1조 9086억원으로 2014년의 1조 7914억원보다 6.5% 증가했다. 공공기관의 녹색구매 실적은 2004년 연간 2500억원 수준이나, 법률시행 10년만인 2015년 894개 공공기관의 녹색제품 구매금액은 2조 4117억원으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공공기관의 녹색제품 구매실적은 2015년 지방자치단체가 8722억원으로 가장 많고, 교육지자체 6230억원, 중앙행정기관 3368억원으로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자치단체의 구매실적 1조 8321억원은 녹색구매 금액의 76.0% 차지했다. 공공기관이 구매한 2015년도 녹색제품 유형을 살펴보면 토목·건축·자재류가 45.9%를 차지하고, 다음은 전자·정보·통신이 19.0%, 사무·교육·영상·가전이 18.1% 등 3개 분야가 전체 83.0%를 차지한다.

녹색구매제도 도입으로 국내 녹색제품 생산규모는 2016년 4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금년부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조달청과 함께 국내 녹색제품 제조업체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의 공공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공공기관의 녹색구매 경제적 편익은 2015년 4135억원으로 분석됐으며, 지난 10년간 편익은 총 1조 6449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공공기관에서 에너지저감제품 8537억 원을 구매했는데, 공공기관은 에너지저감제품 사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46.9만 톤을 줄였다. 이는 12일간 서울시 차량통행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공공기관은 녹색제품 구매를 통해 2015년 1754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총 2만18명의 녹색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의 녹색구매제도는 국제기구에서 매우 성공적인 제도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해외 국가에서 국내의 녹색구매제도를 전수받고자 방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공공기관의 녹색구매제도는 성공적으로 안착됐지만,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제품 중에서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려면 저탄소제품을 의무구매 품목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저탄소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제조 및 사용과정에서 온실가스 발생량이 낮은데도 아직 의무구매 대상품목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유럽의 여러 나라는 2021년 파리협정문 발효에 대비해 탄소세를 도입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2000년대 초반 개도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유해 중금속 기준을 설정해 국민이 제품 사용과정에서 건강문제와 함께 폐기과정에서 토양오염 등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를 시행했다. 앞으로 파리협정문 발효에 대비해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탄소세를 부과할 경우에는, 저탄소제품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우선구매제도 등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