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최용선 기자]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1단계 작업으로 유통·식품 계열사의 분할·합병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다음주 롯데쇼핑 등 4개 계열사들의 동반 이사회를 열어 기업분할을 결정할 예정이다. 분할 방식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인적 분할 방식이 유력하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분할과 합병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26일 이사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의 경우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의 분할을, 나머지 계열사는 합병 관련 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분할 방식과 관련해선 물적 분할 관측도 나왔지만 인적 분할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분할은 기업을 분리할 때 신설법인의 주식을 모회사의 주주에게 보유한 모회사 지분과 같은 비율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없어 기업들이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상장사의 경우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많은 주주들을 설득하는데 유리하다.
롯데그룹은 일단 4개 회사의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각각 만든 후 투자회사를 통합해 롯데홀딩스(가칭)를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호텔롯데 등이 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선 순환출자와 관련된 계열사 지분 매입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주요 계열사의 분할, 합병 등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선택한 배경이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가 국내 다수 계열사에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분할 이후 두 업체의 투자회사를 다시 합병해 ‘중간 지주회사’로 만들 경우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검찰 수사 후 발표한 ‘개혁안’에서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 19일에는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가 동시에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사회 임박’ 소문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아직 공시된 사안이 아닌 만큼 구체적 일정 등을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1월 19일 공시로 예고한 대로 지주회사 전환 작업은 계속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일 주식시장에서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한 기대로 롯데쇼핑(4.4%), 롯데제과(8.29%), 롯데칠성(6.01%) 등의 롯데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