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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꺼져가는 트럼프노믹스에 불씨를 짚였다. 므누신 장관은 20일 연말까지는 세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하반기부터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 개인의 세부담을 경감해주는 세제개편 시행을 앞두고 있어 세계 양대 경제대국(G2)이 앞다퉈 감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의 폐기를 위한 의회의 2차 표결 시도가 무산되더라도 세제개편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이른바 트럼프케어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세제개편을 마치겠다는 얘기다. 이번 세제개편이 성사되면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세제개편 이후 역대 최대규모가 된다.
지난달 하원에서는 트럼프케어를 표결에 부치려던 시도가 좌절됐으며 백악관과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내주에 다시 표결에 부칠 것인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개편에 앞서 트럼프케어가 채택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연말까지 세제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므누신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미국 달러화 가치와 뉴욕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게리 콘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이와 관련, 자신과 므누신 장관이 세제개편안을 놓고 장시간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행정부 측에서 단일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과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개인과 법인 소득세를 낮추는 방향에는 대체적인 합의가 이뤄져 있다. 백악관은 그러나 하원에서 논의되는 국경세를 지지할지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므누신의 세제개혁안 조만간 공개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공격적인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백악관이 새 트럼프케어 법안을 마련했으며 다시 의회에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취임 100일째가 되는 오는 29일 이전에 트럼프 케어를 통과시키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케어 입법을 추진으로 세제개혁 등 다른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세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 이날 뉴욕 3대 증시는 상승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달러 가치도 강세를 보였다.
한편, 중국 정부도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기업과 개인들의 세금 부담을 3800억 위안(한화 62조 5860억 원)가량 경감해주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하반기부터 시행한다.
차이신(財新)망에 따르면 부가세 과세등급은 종전 4개에서 3개로 줄어들고 농산물과 천연가스에 대한 부가세는 현재의 13%에서 11%로 낮춰진다.
연간 과세소득이 50만 위안(8235만 원) 미만인 영세 기업에 대한 소득세율은 25%에서 20%로 하향 조정되며 개인들이 내는 보험료에 대해서는 연간 2천400위안까지 세액이 공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