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 (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다음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간 감산 연장 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원유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 감산 여부를 결정짓기에는 너무 이르며 석유시장을 점검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이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증산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가 주요 산유국들이 다음달 25일에 감산 연장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자국 원유 생산량이 30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 에너지부 장관은 자국 석유회사들이 증산할 준비가 돼 있어, 감산 연장 불발 시 생산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노박 장관은 앞서 3월에 2017년 자국 원유 생산량이 1987년 이래 최고치인 1101만~1107만 배럴 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카디 드보르코비치 부총리도 국제유가 하락 가능성이 낮을 경우, 자국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스네프트, 루크오일 등 주요 러시아 석유회사들이 신규 유전 확보 및 예산 확대로 생산량을 늘릴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네프트는 지난 4월 서부 시베리아 소재 신규 유전들을 확보해, 올해 원유 생산량이 430만 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네프트 원유 생산량은 2015년 412만 배럴에서 지난해 426만 배럴까지 증가했다.
루크오일 등 기타 러시아 석유회사들은 예산 확대 등을 통해 생산량을 감산 합의 이전 수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년간 이어진 저유가와 시장 점유율 경쟁 이후, OPEC과 러시아는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국제 원유 선물 가격은 지난 1월 배럴당 58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전년 동기비 2배 뛰었다. 미국의 생산·재고 증가로 50달러 선까지 내렸으나 산유국들은 처음으로 감산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