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차 두 얼굴, 미세먼지 대책 vs 파리협약 역행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LPG(액화석유가스) 자동차가 해마다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인이 이용할 수 없다는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 일환으로 규제 완화에 돌입했지만, 자칫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PG는 경유(디젤)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일 LPG 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LPG 자동차 등록대수는 218만5114대로 전년 대비 9만547대 감소했다. 전체 차량 중 LPG차의 비중은 10%였다.
LPG차는 저렴한 연료비 덕분에 외환위기 사태 이후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었다. 그러나 세제 개편으로 LPG 가격이 오르고 신차 출시가 부진한 데다 경유차가 인기를 끌면서 2011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 1만584대가 줄어든 데 이어 2012년(1만1745대), 2013년(2만2872대), 2014년(5만5484대), 2015년 7만9350대 등으로 감소가 가팔라지고 있다.
LPG차가 줄어드는 주원인으로는 수요층이 한정적이라는 요인이 꼽힌다. LPG차는 휘발유나 경유 자동차와 달리 일반인이 이용할 수 없다. 현재 LPG차는 택시나 렌터카, 장애인·국가유공자 등만 이용할 수 있다. 차종도 하이브리드차나 경차, 7인승 이상 RV(레저용 차량)에만 LPG 엔진을 달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용 규제에 뚜렷한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LPG 연료가 휘발유가 경유 등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희소해 경제적 가치가 특별히 높다거나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도 LPG차 규제 완화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일반인도 LPG차를 이용할 길이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LPG차는 연비효율이 경유차보다 낮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 잡으려다 자칫 이산화탄소 문제를 떠안을 수 있다. 무엇보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전 세계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세먼지를 잡으려다 자칫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막무가내식 규제보다 각 연료별 자동차의 비율을 한정하는 등 보다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