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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기후변화 적응과 공적개발원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5.01 17:51

김종석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

[EE칼럼] 기후변화 적응과 공적개발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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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

"이 나라가 재건되는데 최소 100년은 걸릴 것이다." UN군 최고사령관 맥아더 장군이 폐허가 된 대한민국을 보면서 한 말이다. 한국전쟁의 영웅 맥아더 장군이었지만 그의 예상은 틀렸다. 1960~1970년 산업화와 수출확대로‘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광복 70주년을 맞은 지금, 세계 13위 경제 대국(GDP 기준)이자 세계 8위의 무역 대국으로 성장했다. 또한, 전국의 기상장비를 현대화하고 예보 기술개발에 주력하여 세계 7위 기상기술 보유국으로 기상기후분야에도 눈부신 기적을 만들어 냈다. 모든 국민이 스마트기기로 실시간 기상정보를 받아 각종 기상재난에 대비할 수 있게 되고, 기상기술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세계 최초, 세계 유일의 국가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기상재난에 따른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자연재해로 250만 명이 사망하고, 4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기후변화 적응 능력이 가장 취약한 빈곤 국가들이 입은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2010년 카리브 해 도서 국가인 세인트루시아는 허리케인 토마스로 인해 GDP의 43%에 해당하는 손실을 보았다. 2008년~2011년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 지역에서는 가뭄으로 1,330만 명이 기근에 시달리고, 케냐에서만 121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한편, 수차례의 기상재난을 분석해 보면 피해를 복구하기보다는 기후변화와 재해예방에 예산을 추가하는 것이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사이클론으로 1만 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던 인도의 오디샤와 안드라 프라데시가 2013년 사이클론 ‘파일린’이 상륙했을 때는 사상자 수를 40명까지 줄일 수 있었다. 이유는 수년 전부터 가동된 재해예방프로그램 덕분으로 이 조기경보시스템을 통해 초기 비용보다 4~36배에 달하는 높은 효과를 보였다.

과거 대한민국이 그러했듯이 원조를 통한 기상기술 도입으로 개도국의 생명과 재산을 더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홍수, 가뭄, 태풍 등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개도국에 연수생 초청 훈련, 기상자문관 파견, 기상장비 원조를 시작으로 우리 기상기업의 선진기술과 노하우를 전파할 수 있도록 개도국 진출 및 수출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상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지화 및 기상기술·산업 협력을 지원하고 있다.

오늘날 기상기술이 개도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기상기술은 세계로 향하고 있다. 베트남 기상재해감시시스템 현대화, 미얀마 기상 선진화 마스터플랜 수립, 에티오피아 재해경감을 위한 기상관측 및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중국 황사·미세먼지 관측망 운영 및 대처기술 역량 강화 등 개도국 초청연수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내 기상기업들에게는 해외진출 및 수출 자금, 해외 마케팅 사업에 대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여 현재까지 30여 개 기상기업이 수혜를 받았고, 600만 달러의 수출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에티오피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재해경감을 위한 기상관측 및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황사·미세먼지 관측망 및 미얀마 기상재해감시시스템 현대화 사업 외에도 민·관 협업과 정보 공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그동안 구축해온 해외 네트워크와 정보를 기반으로 기상기업의 세계기상기술엑스포 참가 지원 및 기상기후산업 종합수출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70년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기상기술 전문기관으로서 앞서가는 첨단기상기술로 공적개발원조, 기상기술 수출 등 개도국과 기상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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