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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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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차액지원 ‘FIT’ 재도입 급물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5.07 14:47

대선후보들 신재생 활성화 방안 거론…업계 대체로 부정적


[에너지경제신문 천근영 기자] 신재생에너지의 원가를 보전해주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재도입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환경단체와 신재생에너지 업계를 제외하고는 에너지 업계 대부분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FIT를 다시 도입할 경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해 국민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상황은 5.9 장미대선을 앞두고 재도입 쪽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인 등 주요 대선후보와 정당들이 전통 전원의 비중을 제한하는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키로 해 가장 손쉽고, 빠른 지원책이 바로 FIT다. 이 제도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공급한 전기의 거래가격이 정부가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 그 차액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것이다. 신재생발전사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이 이뤄져 중소규모 발전소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주요 정당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차원에서 FIT 재도입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제도를 손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단체는 이 제도 재도입에 적극적이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은 "전체 전원 확대는 무리이고, 100kW 미만의 소규모 발전사업자에 한해 이 제도를 병행해 인허가와 거래비용 등 투자 리스크를 줄여줄 필요가 있다"며 "환경과 신산업 등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도 신재생에너지는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반론도 물론 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가 정착단계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데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장기고정가격계약제도가 시작된 상황에서 다시 FIT를 재도입하면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FIT는 적정한 지원가격 책정이 어렵기도 하고, 반대급부로 이 분야 기술 개발에 대한 유인책이 감소하는 단점이 있다.

재정 부담도 적지 않다. 정부가 FIT 도입 10년만인 2011년 지원을 끊은 것도 막대한 재정 부담이 원인이다. 제도 도입 초기 수백억 정도였던 지원금은 신재생에너지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급증해 약 37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 지원금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충당됐다. 제도는 폐지됐지만 제도 시행 당시 건설된 발전소에 대한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뤄져 작년 이 명목으로 지출된 비용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전체적인 비용 증가가 수반될 수밖에 없고, 이 비용은 결국 국민이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합의 작업이 절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보급을 싫어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에 따른 비용까지 모두 용인할 수 있을 정도가 됐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 원전의 가동을 중지한 일본은 작년부터 재가동 원전을 늘리고 있고, 스웨덴과 스위스 등 탈원전을 선언한 국가도 국민의 반대로 계획을 미룬 바 있다.

500MW 이상 발전설비를 가동 중인 기업에 부과하는 RPS제도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확대도 FIT 재도입의 걸림돌이다. 전체 전원의 90% 이상을 점유한 이들 발전회사가 해마다 적게는 3% 많게는 5%의 설비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상황에서 이 제도를 재도입할 경우 기술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자의 난립을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RPS제도가 시행된 최근 5년간 국내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은 약 8배 확대돼 설비량이 약 7600MW에 달하고 있다.

FIT가 시행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국내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980MW였다. 특히 초기 의무공급량은 채우지 못해 과징금까지 냈던 18개 신재생공급의무자(한수원 및 발전5사, 대규모 민간발전사)의 의무이행률도 작년부터 2년 연속 90%를 넘어선 상황이다.

올해 3월 도입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장기고정가격계약제도의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과 체결한 건수는 1분기에만 총 163건, 183MW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6% 늘어났다. 특히 태양광은 50MW에서 올해 150MW까지 3배 정도 급증했다.

최재석 경상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문제로 FIT 재도입이 거론되는 것으로 아는데, 과거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미미할 때와 비교해 양과 질 면에서 크게 개선된 상태"라며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고, 에너지정책은 길고 멀게 보지 않으면 국민에게 그 피해가 전가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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