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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이렇게 잡자] 시민도 오염축소 행동 나서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5.16 18:35
[미세먼지 이렇게 잡자] 시민도 오염축소 행동 나서야

▲김경남 고려대 그린스쿨 교수


오랫동안 아침 습관으로 길들여 놓은 것이 냉수 한 잔 마시기와 사과 반쪽 먹기이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나름 건강하게 살게 해준 요인 중에 하나임은 틀림없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오늘도 습관을 반복한다. 이러한 아침 습관에 최근에 하나 더 추가된 것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지금의 그리고 오늘 오전·오후의 대기질지수를 점검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갈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같은 정보제공원에서 통합대기환경지수는 보통인데, 미세먼지 수치는 나쁨으로 나올 때, 또는 다른 정보제공원에서 전달해주는 서울 지역의 실시간 대기오염 수치가 크게 차이날 때 나의 마스크 착용 의사 결정을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확신 차게 결정하고 씩씩하게 마스크를 쓰고 길에 나갔을 때, 그리고 지하철에 탔을 때, 거기서 마주치는 대다수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음을 발견했을 때는 내가 유난을 떤 것은 아닌지, 별난 사람으로 취급받는 것은 아닌지, 혹 내 결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갈등에 쌓이곤 한다.

오염수치가 나쁨, 매우나쁨으로 나왔는데도 왜 많은 사람은 마스크를 쓰는 적극적인 자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일까? 왜 일하는 주중에는 좋음, 보통이다가, 유독 쉬는 주말에는 나쁨, 매우나쁨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일까? 석탄화력발전, 운행차량이 주된 미세먼지 배출원이라고 하는데, 기저부하에 대응하는 석탄화력발전은 매일 가동해야 하고, 도로상의 운행하는 차량 대수도 일자별 편차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텐데 왜 한국의 대기질은 어제는 좋았다가 오늘은 크게 나빠지는 등 큰 차이가 나타나곤 하는 것일까? 등 미세먼지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일원으로 여러 자문을 던져본다.

잦은 인접 국가 인도네시아의 산림 산불로 인해 치명적인 대기오염 피해를 입곤 하는 싱가포르 정부가 취한 대응도 시금석으로 참고해야 한다. 연무오염법 등의 강력한 법제화 그리고 ASEAN이라는 다국가 지역공동체를 잘 활용한 공동 해결책 모색도 중요하지만, 제일 먼저 인상 깊은 시책은 국민건강을 생각한 마스크의 무상공급 및 착용 캠페인이다. 사전 예방적인 마스크 무상 배급 비용(투자)를 통해 사후적인 병·질환 비용 부담을 국민건강보험에서 경감시킬 수 있다면, 그리고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도 생각해 볼 사례다.

기후변화는 미래세대를 위한, 그리고 인류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전지구적인 이슈인 반면 미세먼지는 우리 현세대를 위한,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인 이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의지 및 행동에 따라 해결되어질 수도 있는 난제이다. 결국 해결은 미세먼지 배출원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배출 원인이 되는 동력 소비를 줄이는 것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오염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 적응하는 시민의 행동,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석탄화력, 경유차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만으로 미세먼지 해결이 가능할 것인가? 여기서 잠깐 전기차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독일 벤츠사는 2025년에는 전체 생산차량의 25%를 순수전기차로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5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는 전기차 충전용 콘센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등 점차 보다 적극적인 전기차 육성 대책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수송용 전력 수요가 앞으로 그렇게 늘어난다면 도대체 그 전기는 어디서 생산, 충당할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미세먼지 억제를 위해 전기차를 육성하는데 정작 전기차는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 연료를 공급받는다면 이는 미세먼지 배출창구 및 배출시기만 바꿔놓는 격이 되고 만다.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원으로의 에너지믹스 변화, 즉 에너지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공급원 비중의 변화 그리고 공급 자체의 증대에는 시간적 물리적 한계가 있다. 그러면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 결국 에너지를 소비하는 사람의 행동 변화 그리고 에너지 소비하는 기기의 효율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력요금 인상이라는 가격 신호 효과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아니면 우리 한국만의 고유한 다른 결정적 요인들이 혹 존재하고 있지는 않을 지에 대한 계속적인 그리고 다양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결국은 문제를 받아들이는 인간의 자세, 대응하는 행동이 해결책이다. 기술 개발 자체도 우선 일차적으로 당연히 중요하다. 더불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인문사회-과학기술 융합연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그 기술을 채택하고 사용하는 인간의 태도, 심리, 행동 등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져야만 한다. 미세먼지 대응과 관련해서 관련 기술개발 연구와 함께 법, 경제, 경영, 사회, 문화 등 다학제적인 융합연구들이, 특히 행동과학, 심리, 인지과학, 소비자 행태, 사업 전략 등 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도 많은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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