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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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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스마트’ 조선업계에 떠도는 4차산업 풍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5.23 16:31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최홍 기자] 조선업계에 스마트십, 스마트팩토리 등 4차산업 기술이 잇따라 언급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4차산업 기술들이 조선업계에서 뜬 소문처럼 떠돌고 있을 뿐, 실제로는 적용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대규모의 선박 건조에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우며, 스마트십 등 선박 운용의 자동화도 선박 단가와 고용 및 안전 문제가 얽혀있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22일 A조선사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대해 "배의 면적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이런 선박 크기의 자동화 라인을 갖추기에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팩토리는 설계 · 개발, 제조 및 유통 · 물류 등 생산 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이다. 이러한 디지털 시스템을 대규모 크기의 선박에 적용하기에는 물리적으로도 어렵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아직까지도 조선업계에는 이러한 대규모 자동화 라인 시스템이 개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선박 건조는 근로자 고유의 기술력이 로봇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때 한국이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기술자들의 건조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A조선사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및 일본의 조선소 기술을 못 따라가는 이유도 우리나라 근로자의 용접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었다"며 "이는 로봇이 쉽게 따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선업이 대규모의 제조업인 만큼 자동화 도입시 대규모 실업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B조선사 관계자는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무엇보다 대규모의 실업자가 양산될 수 있다"며 "조선업 시황이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서 대규모의 실업자가 양산된다면 오히려 한국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십’도 4차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조선사들의 대표적인 기술로 꼽히지만 선박 단가가 상승해 선주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스마트십은 ICT(정보통신)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박의 효율적인 운항을 돕는 시스템이다.

 B조선사 관계자는 "스마트십이 일반 선박보다 가격이 더 비싸다"며 "시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비싼 스마트십을 쉽게 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스마트 기술이라 해도 선주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도입하길 원치 않으면 소용없다"고 토로했다.

안전 문제로 인해 선박 조종을 무인화 및 자동화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산업특성상 조선업과 항공업은 자동차와 다르게 주로 사람을 태우거나 물건을 운반하는 업종이다. 운반되는 대상에 안전이 특히 요구되기 때문에 쉽게 무인화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A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과 선박 운용에 스마트화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업종 특성상 완전히 무인화 시킬 순 없다"며 "대신 일정 부분의 자동화는 도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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