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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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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열’ 이제훈 "역사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가 고민하는 계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5.25 14:29

▲배우 이제훈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박열’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영화 ‘박열’은 내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감옥에서 단식 투쟁을 벌였던 박열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촬영 내내 굶었다"

영화 ‘박열’의 주인공 이제훈은 25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박열’ 제작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분 가발과 수염을 붙이고 촬영했는데, 이런 분장을 한 채 밥을 먹으면 수염이 떨어져서 촬영이 지연된다"며 "또 감옥에서 단식 투쟁하는 박열의 말라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이제훈은 박열이 일본 경찰에게 고문을 당하는 장면에서도 ‘가짜처럼 보이면 안 된다’는 고집으로 곤봉세례를 자처해 촬영이 끝난 후에는 실신 상태에 이르렀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외형적인 부분뿐 아니라 박열이라는 인물의 신념과 사상을 체화해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자료와 책을 많이 찾아봤다"며 "과연 나는 세상과 역사 앞에서 그만큼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인가, 그동안 현실에 안주하고 비겁하게 살아오지는 않았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의 열두 번째 영화인 ‘박열’은 간토 대학살이 벌어졌던 1923년 당시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인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동주’에 이어 1년 만에 작품을 선보이는 이준익 감독은 "20년 전 영화 ‘아나키스트’의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을 많이 알게 됐다. ‘박열’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며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박열’은 일본 본토에 들어가서 참혹한 역사를 묻으려는 일본 내각을 추궁하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심장부를 뒤흔들었던 인물"이라며 "스물두 살 청년의 기개와 용기와 세상을 정면으로 뚫어보는 시선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 시대, 그 상황을 돌파했던 젊은이를 우리가 잊고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영화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영화 속 모든 이야기는 당시 박열의 활약이 담긴 신문과 기록물들을 통해 고증된 명백한 사실"이라며 "실존인물이기 때문에 오락적 재미를 더하기보다는 그들의 삶의 가치관에 충실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오는 6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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