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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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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석유’ 리튬붐 2라운드..."다 같은 리튬이 아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6.16 07:36

▲칠레의 리튬 광산 전경.(사진=AP/연합)



전기차의 핵심 원료로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하얀 석유’ 리튬. 많은 투자자들이 리튬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고 싶어하지만, 시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리튬 투자의 수익성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품질이지만, 이를 간과하고 무조건 큰 규모의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리튬은 전기차, 고효율 에너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원자재다. 오늘날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산업도, 앞으로 일어날 에너지 혁명의 방향성과 비교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실제로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2040년 전체 신차 판매량의 40%가 전기차일 것이라면서 매년 1억대 씩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각 제품에 사용되는 리튬의 양. 테슬라 모델S:51kg, 기타 전기차:10∼63kg, 가정용 ESS 파워월 2.0:10kg, 하이브리드 전기차: 0.8∼2kg, 전동 공구 배터리: 40∼60g, 컴퓨터 모니터 배터리:30∼40g, 테블랫PC 배러티: 20∼30g, 스마트폰 배터리:2∼3g. (사진=오일프라이스)


최근 테슬라의 세계 최대 규모 리튬 공장인 기가팩토리 ‘후광 효과’에 투자자들은 리튬 시장에 잇달아 뛰어드는 모양새다. 기가팩토리의 생산용량은 현재 리튬 생산량의 100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제임스 버지스 오일프라이스 칼럼니스트는 "이같은 거대한 기회 속에서 핵심 열쇠는 리튬의 품질"이라며 "모든 리튬이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호주 등 메이저 광산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으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빠른 속도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버지스 칼럼니스는 "리튬 투자에서 큰 수익을 얻길 원한다면 고품질 매장량을 보유한 신규 진입자들로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튬 투자에서 홈런을 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리튬의 품질을 주시하는 것이다. 호주, 중국 현지 등에 관심을 쏟던 차이나머니는 이제 칠레에 집중하고 있다. 칠레는 고품질, 저비용의 리튬을 세계에서 가장 풍부하게 갖고 있는 국가다.

중국과 테슬라 등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칠레 광산기업 베어링 리소시스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열을 쏟고 있다.

중형 규모의 순수 리튬 기업 베어링 리소시스는 최근 세계 2위 규모의 리튬 프로젝트를 칠레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고, 700만 달러 규모의 자원 탐사 프로그램도 개시한 상태다.

채굴을 시작한 이 광산은 노다지로 알려진 곳으로, 아타카마 소금 사막에 이어 두 번째로 품질이 높은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추 작업이 완료되면, 타당성 조사만이 남는다. 내년 초에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자금 사정이 풍부해 추가 투자금을 끌어 모아야 한다거나 신주를 발행해 주주가치가 희석될 우려도 없다.

다음은 투자자들이 베어링 리소시스에 주목해야 할 4가지 이유를 짚었다.


◇ 품질, 품질, 품질!

고농도 소금광산에서 추출되는 베어링의 리튬은 세계 최고 수준의 미개발 자원이다. 전문가들은 베어링의 자원이 아타카마 소금사막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순도가 높고 풍부한 매장량을 보유한다고 평가했다.

베어링 리튬의 평균 품질은 0.125%로, 아르헨티나 개발 프로젝트에 비해 2-4배 높은 수준이다. 오는 7월 중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신규 채굴에 힘입어 회사의 자원보유량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고품질의 리튬은 모든 전기차 제조회사들이 배터리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 기를 쓰고 찾는 시장의 ‘키 플레이어’다.

버지스 칼럼니스트는 "이제 세계 최대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배터리 등급 리튬 가격은 톤당 2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 평균 수준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수치다. 그간 중국은 호주로부터 리튬을 제공받아왔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가격이 낮아지면서 더 저렴한 리튬 자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을 낮은 비용에 생산하는 칠레로 다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단단한 바위로부터 광물을 캐내야 하는 호주와 달리 칠레의 리튬은 소금층 바로 아래 소금물에서 추출하는 방식이라 훨씬 비용이 저럼하고 효율성도 뛰어나다.

한국과 중국의 투자자들은 이미 칠레 정부와 20억 달러 규모의 리튬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희귀금속 쟁탈전은 더욱 격렬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이 사재기를 시작할 경우 이미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물량에 대한 압력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칠레의 국영 리튬 광산기업들의 주가가 두드러지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 비용은 낮고, 유동률은 높고


베어링의 리튬은 품질이 높을 뿐 아니라, 비용도 낮은 편이다. 자원의 질이 높고 메인 인프라의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칠레와 달리 전세계 대부분의 리튬 광산들은 오지에 위치해있어 광산 채굴과 운영 비용이 상당히 높다.

운이 좋게도 베어링의 프로젝트는 국제 고속도로에 인접해 있는데다, 전기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 유동률 역시 펌프 테스트 결과 남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저비용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은 보장한다.

전기차가 자동차 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전기차 제조회사 입장에서는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배터리와 파워트레인(자동차의 동력전달장치)은 자동차를 생산할 때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즉, 리튬의 공급부족이 전기차 가격을 높이는 가장 큰 이유인 셈이다.

다행히 배터리 기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발달하며서 가격의 하락폭은 가속화되고 있다. 일례로 테슬라 같은 경우,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 3 를 3만5000달러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초기 모델인 모델 S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테슬라의 사례가 일반적이지는 않다. 대다수의 전기차 제조회사들은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기차의 높은 가격이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전기차의 가격이 전통 휘발유 디젤차 만큼 내려간다면, 보급 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버지스 칼럼니스트는 "이처럼 저비용 고품질의 리튬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회수 가능한 리튬 자원의 양은 매우 제한적이다. 베어링 리소시스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많은 전기차 회사들이 눈독을 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 ‘포스코부터 테슬라까지’…강력한 파트너의 힘

베어링 리소시스는 이미 실적이 입증된 세계적 규모의 회사들과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들과의 파트너쉽은 칠레와 리튬 공급망에 실질적인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철강 회사인 포스코는 지난 2011년 칠레의 리튬 염수 광권을 보유하고 있는 ‘Li3 에너지’에 1800만 달러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베어링 리소시스도 이 파트너쉽에 참여해 독점적인 리튬 추출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잠재적으로 가장 수익성 높은 리튬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당시 88%라는 인상적인 회수율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시험을 마쳤다. 이는 업계 표준인 40∼60%의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베어링 리소시스의 제레미 포이레르 최고경영자(CEO)가 그간 퓨어에너지나 테슬라와의 공급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나, 협상력 면에서 테슬라 등에 비해 우위에 선다는 점도 회사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의 리튬시장은 설비 확대는 지연되는 반면, 전기차 배터리의 고용량화가 빠르게 진행돼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 상태다. 그만큼 공급업체가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 "재무상황도 튼튼…500% 폭증하는 리튬시장"

베어링 리소시스는 빠른 시일 안에 신규 프로젝트를 개시할 예정이며, 적절한 시점에 투자자들에게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버지스 칼럼니스트는 "품질이 리튬 투자의 성공을 가른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고품질의 자원, 세계적 수준의 파트너, 발달된 생산 기술을 보유한 베어링은 업계에서 가장 낮은 비용에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상태가 좋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베어링은 강력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은행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도 상당하다.

이제 시장은 막대한 리튬 공급을 필요로 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수요가 넘치면서 거대한 공급부족에 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늘날 전세계 리튬 생산량으로는 90만∼100만대의 전기차에 대한 수요만 충족시킬 수 있다.

전세계 리튬 생산량은 중국에 힘입어 2020년까지 4년만에 500% 이상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25년엔 배터리 시장 단독으로만 전체 리튬 시장의 2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버지스 전문가는 "시장의 성장세는 압도적이다"라고 평가하며 "엄청난 기회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기회는 아니다. 에너지 혁명에서 부자가 되려면 리튬 품질로 옥석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칠레는 가장 좋은 품질의 리튬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광산을 가졌고, 베어링이 그 한 가운데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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