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주에 위치한 국영 페멕스 주유소의 주유기. (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환경 규제 강화로 프리미엄 휘발유에 대한 수요 증가하면서, 미국 내 프리미엄 휘발유 가격에 붙는 프리미엄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일반 휘발유와의 가격 차이가 갤런당 50센트까지 확대돼 지금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프리미엄 휘발유에 대한 수요와 공급 양측면 모두에서 다양한 요인들이 이 추세에 영향을 줬다. 수요 측면에서 연비 표준이 높아졌으며 공급 측면에서는 옥탄 생산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EIA의 설명이다.
차량용 휘발유의 주요 특성 중 하나는 옥탄이다. 옥탄은 자연 연소에 대한 저항을 측정하는 지표다. 미국 소매 휘발유는 옥탄 등급으로 나뉘는데, 옥탄가가 87이면 일반 휘발유로, 옥탄가가 91~93 수준이면 프리미엄 휘발유로 분류된다. 두 휘발유 간 가격 차이는 종종 옥탄을 추가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나타낸다.
전체 차량용 휘발유 판매량에서 프리미엄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 지난해 8월에는 약 12%까지 올랐다.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많았다.
EIA는 연비 표준 향상으로 인해 경량 차량에서도 프리미엄 휘발유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2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기업평균연비규제(CAFE) 기준을 발표하고 자동차 연비 기준을 상향한 바 있다. 이에 많은 자동차 업체에서 고옥탄 휘발유 사용을 권장하는 모델을 생산했다.
옥탄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비용도 늘어났다. 기존에 정유사에서는 휘발유 옥탄가를 높이기 위해 테트라에틸납이나 메틸 부틸에테르(MTBE) 등을 사용했다. 그러나 테트라에틸납과 MTBE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탄올이 대체재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동안 에탄올 휘발유 수요가 제한돼있었고, 에탄올 농도가 높은 휘발유 생산, 유통 과정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소비된 총 차량용 휘발유 대비 에탄올 혼합률은 지난 2013년 10%까지 오른 이후 그 수준에서 정체됐다. 에너지 정책으로 에탄올 휘발유 수요가 늘어났는 데도 공급이 이에 부응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EIA는 설명했다.
프리미엄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는 데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단위 생산 비용을 늘렸다. 더 비싼 옥탄 원료 사용을 감수하며 프리미엄 휘발유를 생산했다는 의미다. EIA는 일반-프리미엄 휘발유 가격 스프레드 확대가 이 같은 옥탄 생산 비용 상승에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