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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자원산업,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 원동력 될 수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6.26 11:31

변중무 교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또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중차대한 현안 과제 중 하나는 단연 일자리 창출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이 보여주기에 급급한 일자리의 단순한 수치상의 증가나 앞날을 내다보지 않는 임시 변통식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에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
? 과거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었으나 최근엔 침체되었던 기존의 산업을 부흥시키는 한편, 시대의 요구에 걸맞는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야 일자리가 확대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어떻게 이 두 가지 요구를 모두 실현시킬 수 있을까
? 우리는 자원의 탐사, 개발, 처리 등을 모두 포함하는 자원산업이 시대에 부응하는 과학 기술의 개발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기존 산업의 부흥을 어떻게 촉진시킬 수 있는 지의 예를 살펴봄으로써 그 하나의 해결책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자원산업의 경우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와 더불어
2015기후체제 출범으로 자원개발 규제 강도가 대폭 강화되면서 그 발전 가능성이 점점 불확실해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과거 우리나라의 해외 자원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몇몇 불미스러운 사건까지 겹치면서 석유공사
, 가스공사 그리고 광물자원공사 등 공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신규투자는 사실상 매우 어려워졌다. 민간기업의 경우 또한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자금이나 기술력 등 여러 가지 여건상 아직까지는 신규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세계 자원개발 시장의 규모는
2016년 말 약 22000천억 달러로 여전히 매우 큰 규모이며, 2040년도에도 여전히 화석연료는 전체 에너지 공급원의 약 7580%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자원산업과 연관된 국제 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 그 가장 중요한 변화의 하나는 IoT(사물인터넷)ICT(정보통신기술) 및 빅데이터 처리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이다.

그런데 자원의 탐사 및 개발 사업이 이러한
4차 산업 혁명의 대표 기술들이 가장 폭넓게 사용될 수 있는 사업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석유탐사를 위해 거의 필수로 행해지고 있는
3차원 탐사의 경우 수십 테라바이트(tera byte) 규모의 자료를 처리하고 이로부터 유용한 지하의 정보를 추출해야하며, 자원의 부존뿐만 아니라 경제성 판단의 근거가 되는 정량적 해석에는 이미 여러 종류의 머신런닝(machine learning)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자료처리를 통해 얻은 결과를 실제 현장에서 이용하기 위한 증강현실기법 또한 도입되고 있다
.

석유개발 단계에서도 각종 센서를 이용
, 석유·가스 등이 매장돼 있는 저류층의 상태와 생산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컨트롤 센터에서 전송받아 다시 생산밸브를 조절하는 디지털오일필드들이 연구, 운영되고 있다.

광산에서도
스마트광산개념을 도입하여 로봇들을 이용한 광산개발의 자동화와 작업의 효율과 안전에 필수적인 갱내 통신 장비 등의 개발 및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국내의 IoT 기업과 ICT 기업들은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자원산업은 이미
2000년대부터 해외자원개발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해외광구개발을 위한 많은 인프라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적용이 필요한 자원산업은 국내의 4차 산업 관련 IoTICT 기업들이 쉽게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새로운 4차 산업 기술로 무장한 인재들이 창업 시 그들 기술의 우수성을 적용하고 해외에 쉽게 홍보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원의 탐사와 개발을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새로운 과학 기술 뿐 아니라 탐사선
, 시추선, LNG 운반선과 같은 조선업, 석유·가스 운반에 필요한 파이프 등의 철강 산업, 시추와 채광을 위한 각종 부품소재 및 장비 산업, 천연가스 액화시설과 같은 플랜트 산업, 개발에 필요한 장비 운송과 개발한 자원의 수송을 위한 도로, 항만 등의 대형 토목 공사와 관련된 건설업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공동 투자가 필요하다.

이들 산업들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강점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국내외 환경변화에 의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 이로 인해 경제의 침체와 고용불안 등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해외 자원산업에 대한 투자는 이와 같은 과거 국내 강점 산업들의 부활과 이들 기업의 해외진출을 통한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리라 생각된다
.

일례로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적극적으로 장려하고자 하는 미국 내의 셰일가스전을 국내 기업이 개발할 경우 안정적인 가스 확보는 물론, 셰일가스를 생산, 운반 하는데 필요한 시추장비와 파이프 등에 국내 기업을 진출시킴으로서 이들 기업들의 미국 진출 사례와 이에 따른 기술 검증을 쉽게 확보할 수 있어 향후 미국 시장을 개척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자원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IoT ICT 산업의 신 시장 개척을 위한 필연적인 리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와 동시에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국내 조선·해양, 철강, 플랜트 및 부품소재 산업의 부활을 위한 견인차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이 글의 서두에서 이야기 했듯이 바람직한 일자리 창출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닌
, 산업체의 활성화와 연쇄적 발전에 기반을 둔 지속적인 일자리 기회의 제공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자원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유망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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