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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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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경제인단, 7조원규모 '투자 보따리' 푼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6.27 16:23

▲문재인 대통령의 청 방미 일정에 동행하는 경제인단이 활발한 미간 경제외교를 펼칠 전망이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최용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인단이 7조 원 규모의 투자라는 선물 보따리를 들고 경제외교에 나선다.

경제인단은 단순히 대통령을 수행하는 형태가 아니라 미국 내 신규투자 계획을 밝히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를 완화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통령을 수행하는 공식 행사 외에도 산업 시찰과 투자 세미나 등 활발한 민간 경제외교를 펼칠 방침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추진하고 있는 현지 투자 등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문 대통령의 첫 방미 기간에 현지 가전공장 투자 계획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3억 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자하는 가전공장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시에 오븐레인지와 세탁기 등 일부 생산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현지 투자를 늘리는 대신 미국 가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생산라인 하나에도 조 단위 비용이 투입되는 반도체 공장에 비해 가전공장은 상대적으로 투자 부담이 작다는 점도 고려한 행보로 보인다.

현지 발표와 투자 체결식은 삼성전자의 가전(CE) 부문 대표인 윤부근 사장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인단 명단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인 권오현 부회장이 포함됐으나 윤 사장은 이와 별도로 현지 가전공장 건설 관련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처음 참가하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미 미국에서 최근 판매가 부진한 미국법인의 판매·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에서 올 들어 누적 판매량(29만 1853대) 전년 대비 4.8% 감소하는 등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법인의 경영진도 공석이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미국의 대한 무역 적자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통상 압박도 받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에 얼마 만큼의 추가 투자 계획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초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 달러 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일본 도시바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은 미국과 에너지 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동안 제너럴일렉트릭(GE)과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플랜트 건설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소 건설과 플랜트 운영은 SK가, 설비 공급은 GE가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한 셰일가스 수입 확대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LNG 민간발전사 중 하나인 SK E&S는 올 1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사빈패스 LNG터미널에서 6만 6000톤의 셰일가스를 수입했다. 문재인 정부가 LNG발전 비중을 늘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은 당초 예상보다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2월 미국 테네시주와 공장 설립 MOU를 체결한 LG전자는 이번 방미기간에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하는 공장은 2019년 2분기 완공을 목표로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하게 된다. LG전자는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 클리프에도 3억 달러를 투자해 북미 신사옥을 짓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미국과 에너지, 자원개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어 이번 방미 기간동안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허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새 정부가 전경련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볼 수 있어 고무적인 상황이다.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이번 방미 기간 동안 활발한 민간 외교 세일즈 활동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하기로 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연료전지사업부문은 올해 미국에서 전기를 판매하는 신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해서 주정부 등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아직 큰 이득은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 회장 자격의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미 경제단체와의 교류협력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두산밥캣에 대한 북미시장 사업 확장 방안 등을 현지 관계자들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기업들과의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 가능성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한화그룹을 대표해 참석하는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이사는 미국 항공기엔진 제조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 프랫 앤드 휘트니(PW) 등과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방미 기간 동안 레이시온, 록히드마틴 등을 만나 기술도입 생산 등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높다.

한편 이번 문 대통령의 경제인단 규모는 지난 박근혜 정부 때에 비해 축소됐지만 중견·중소기업 명단이 대거 들어가 실용주의를 택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5년 10월 166명의 사절단과 비교하면 이번 경제인단은 52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경제인단을 구성할 때 평소 미국에 다녀왔던 협회나 단체보다는 대미 투자나 교역, 미국 사업실적이 있거나 첨단 신산업 분야에 협력 가능성이 있는 기업과 기업인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방미 경제인단은 ‘한·미 비즈니스 서밋’을 비롯해 대통령 공식 행사 외 다양한 행사를 열어 미국 경제인들과의 스킨십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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