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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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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홍준표 체제로…위기의 당 구원투수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7.03 14:54

▲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후보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자유한국당을 이끌 신임 당 대표에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에 치러진 5·9 대통령 선거 당시 당의 얼굴로 나서 24% 득표율로 패배한 지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아서다.

대선 직후 미국행을 택한 홍 대표는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지난달 4일 전격 귀국,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하며 당권 행보에 속도를 냈다.

정치권 안팎에선 홍 대표가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이 나온다.

우선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구심을 잃은 자유한국당의 중심을 잡아 세칭 ‘보수 본류’로서 위상을 되찾는 게 당장의 과제다.

한국당의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5월 대선 이후 8∼10% 사이를 맴돌다가 지난달 30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7%로 곤두박질쳤다. 창당 이후 최저다. 바른정당에도 밀렸다.

말 그대로 비상시국에 가동하는 비대위 체제를 벗어나 새 진용을 갖추는 만큼 홍 대표 입장에서는 쇄신의 동력을 확보해 등 돌린 민심을 수습하고 보수 진영을 재건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옛 새누리당 탈당파가 주축이 돼 만든 바른정당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한편 ‘적폐 세력’ 낙인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홍 대표 본인도 전대 기간 내내 "처절하게 반성하고 근본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한국당의 새로운 출발은 혁신"이라며 쇄신을 강조해 왔다.

무엇보다 싸늘한 민심을 의식한 듯 ‘친박청산’을 강하게 내세웠다.

당 안팎에선 홍 대표가 ‘양날의 칼’인 계파 문제를 꺼내 든 만큼 일단 물밑에서 숨죽이고 있는 친박 핵심들과 갈등 관계를 형성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홍 대표 본인이 아직 당내 확실한 세력을 규합하지 못한 상황에서 옛 주류인 친박계의 ‘헤쳐모여’를 도모, 새로운 당내 세력 재편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가 ‘홍준표 체제’의 성패를 가늠하는 1차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경선 과정에서 드러났다시피 특유의 거침없는 ‘직설화법’으로 화합보다는 선명성에 무게를 둔 정치 행보를 보여온 점이 리더십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로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여권과 관계 설정도 험난하긴 마찬가지다.

그간 보여온 돌파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는 ‘강한 야당’으로 자리매김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지만, 한자릿수인 여론이 반등하지 않는 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여지가 높기 때문에 당장은 신중하게 수를 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경남지사를 사퇴하며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어 당분간 ‘원외’ 대표로서 활동해야 하는 데다,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운신의 폭에 제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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