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20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사진=연합) |
20일 박 회장은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이 열리고 있는 제주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마다 임금 구조가 다르고 실질임금은 굉장히 높지만 기본급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기업도 있다"며 "기준을 그렇게 하면 그런 곳도 (총임금이) 다 올라갈 수밖에 없고, 그건 (기업이) 필요 이상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산정 기준에서 배제하고 기본급, 고정수당만 포함한 현행 최저임금제는 ‘소득 재분배’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회사 정책상 기본급만 낮게 책정된 일부 대기업의 고소득자 근로자도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기본급의 추가 인상을 요구할 수 있어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은 "인상 폭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위원회) 노사 위원들이 모여 토론을 했고, 그 결과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를 존중한다"며 "원래 취지가 상당히 소득이 낮은 분들을 돕자는 차원의 생각이라면 실질적으로 받는 임금과 비교를 해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분들은 빨리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칙으로 말하면 기업의 인력운용 자율성은 존중돼야 한다"며 고용 탄력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실의 문제를 보면 저임금 메리트에 따라 비정규직을 남용하는 것은 우리(기업)가 솔선해서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 문제와 관련해서는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실질임금이 적어지고, 그에 따른 저항이 있는 게 현실"이라며 "(근무)시프트를 늘리면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가뜩이나 요즘은 중견·중소기업의 구인난이라는 현실의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노동문제는 ‘지켜야 할 원칙’과 ‘넘어야 할 현실’을 좀 구분했으면 좋겠다"며 "과거에는 이슈를 놓고 대립만 해서 대화가 평행선으로 가고 진전이 없었는데 이제는 노사정이 다 모여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박 회장은 "빨리 통과가 됐으면 좋겠다"며 "여러가지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 편중화 현상이 있는 경제 하에서 빨리 자극도 주고 소득도 늘려서 경제 자극도 주고 하겠다는 의사라면 좀 빨리 이뤄져서 집행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새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과 관련 "조금 더 공론화가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은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커서 대립밖에 없는 상황인데 빨리 공론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안전, 환경 문제도 강조돼야겠고, 다른 한편으로는 발전소 건설에 따른 재원 문제, 연료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문제, 전기요금 등의 문제가 있다"면서 "에너지 수급 계획에 이것은 면밀하게 검토해서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전망을 대해서는 "한국은 수출 호조로 회복세긴 하지만 아랫목의 온기가 윗목까지 퍼지지 않은 (대기업) 편중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고, 반도체, 정유, 유화 등 낙수효과가 적은 산업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로 가고 있다"며 "이 편중현상을 어떻게 하면 빨리 좀 해소하는가가 상당한 중요한 이슈 같다"고 말했다. 주의해야할 글로벌 리스크로는 △보호무역장벽 강화 △글로벌 돈줄죄기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