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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프랑스의 자동차 탈(脫)석유화 정책 선언의 이면

김석환(한국외대 초빙교수)

에너지경제ekn@ekn.kr 2017.08.02 07:21:40

 


지난 7월 6일 프랑스는 오는 2040년까지 가솔린차와 디젤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7월 26일엔 영국이 비슷한 정책을 발표했다. 탈석유시대가 교통수단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는 이러한 선언은 성패와 상관없이 대단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또 이는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리더십의 전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발표는 함부르크 G20 정상회담 및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직전에 나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직후라 유럽이 트럼프의 미국에 어떤 방식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던 상황이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나 주최국 독일의 메르켈보다 더 관심을 끌었고 이슈의 주도권을 쥐었다. 환경과 산업, 환경과 국제 레짐을 연결하는 정책은 유럽연합(EU)의 오랜 전통이자 미래전략이기도 하다. 당연히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각국의 미래전략 및 글로벌 정치 리더십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유럽에서 프랑스와 영국이 디젤차 판매 종식 및 전기자동차로의 이행 선언을 내놓은 것은 분명한 전략적 지향점이 있다. 이는 기술 진보의 문제뿐 아니라 노동력 변환 등 산업 구조와 사회경제적 전환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독일과의 산업 경쟁력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독일은 프랑스보다 자동차 관련 산업 규모가 3배 정도 크다.

때문에 프랑스와 영국의 계획이 현실화되면 국가 경제에서 자동차 산업 비중이 높은 독일은 충격이 크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파장의 심각성을 계산하고 있다. 7월 5일에는 볼보가 2020년부터 전 차종을 전기 자동차로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자동차 산업은 엔진을 비롯한 부품도 많고, 관련 산업의 저변도 넓다. 당연히 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러시아가 경쟁력을 상실한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각종 보조금과 지원을 통해 유지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에 반해 전기 자동차는 모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부품 수가 적고, 당연히 고용 능력이 기존 자동차 산업에 비해 적다.

또 다른 측면의 경쟁력 구조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CO2 배출 및 전원(電源)별 생산 구조와 경쟁에서 프랑스는 다른 산업대국들과 비교해 우위에 있다. 프랑스는 석탄·석유·천연 가스의 비중이 미미하고 원자력 비중이 높다. 화석연료 비중이 대단히 낮은 것이다.

반면 독일은 발전에서 석탄과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또 독일의 천연가스는 대부분 러시아에서 온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석탄 발전을 단기간에 포기할 수도 없다. 석탄 노조의 발언권도 막강하다. ?

즉 자동차의 주행 과정에서의 CO2 배출량 감소와 함께 발전 부분에서의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에서 프랑스가 더 유리하다. 아시아의 자동차 생산 대국들도 독일과 비슷하다. 일본, 한국, 중국 등은 여전히 화석연료 비중이 높다. 주행 자동차에서의 CO2 배출량을 줄인다 해도 전원별 경쟁 및 CO2 배출과 연관한 산업 구조 또한 감축 목표를 이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미국은 어떤가? 미국은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스스로 부과한 감축 목표 (2025년에 2005년 대비 26%~28% 감축) 달성이 어렵지 않다. 셰일 혁명으로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화력 발전용 연료는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게 된다. 때문에 트럼프가 석탄 산업 등의 부흥을 목표로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즉 트럼프의 노림수는 목표량 완화 등 다른 데에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시점에서는 전기자동차 도입의 속도를 빨리하는 정책이 전 세계적 트렌드다. 하지만 그 이면의 경제 사회적 파장과 산업구조의 전환 및 글로벌 경쟁력 변환의 목표까지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나라는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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