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가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C랩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10명이 시도하면 9명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불가능한 목표에 도전하는 게 ‘C랩’의 목표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사측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높게 사 플러스 알파 경력으로 채용할 의지를 항상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태평로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Creative Lab)’에 대해 소개, 이같이 설명했다.
C랩이란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부터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VR과 같은 IT분야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기존 인사 운영의 한계를 뛰어넘는 파괴적 인사실험을 단행하기 위해 소규모 혁신 조직 ‘C랩’이 탄생하게 됐다"며 "삼성전자 조직문화의 강점에 도전정신, 빠른 실행력, 실패 용인 자세 등 스타트업의 특징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제까지 포함해 총 180개 과제를 수행했고, 참여 임직원은 750여 명을 넘어섰다.
C랩의 제도적 특징으로는 △정해진 시간·장소 없이 근무 재량근로제 시행 △직급호칭 폐지를 통한 수평적 조직 문화 △성과에 기반해 파격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창의 인센티브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스핀오프’ 기회 제공 등이 꼽혔다.
스핀오프란 한 사업을 독립적인 주체로 분할하는 것을 의미하며, 삼성전자에서는 2015년부터 C랩 과제 중 사업화 기능이 높은 과제를 선정해 임직원들이 독립적으로 스타트업을 설립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통상 1년을 C랩 과제 수행기간으로 설정하고, 이후 평가를 걸쳐 사업부로 이관될지 혹은 스핀오프로 분리할지 결정한다. 사내 기여도가 높은 우수 사업부 이관 과제는 창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스타트업으로 독립하는 과제는 최대 10억원에 달하는 창업지원금과 투자금을 집행한다.
스핀오프 제도 도입 이후 총 25개 기업이 설립됐다. 이 중 산업 건축용 진공 단열 패널을 설계·생산하는 ‘에임트(AIMT)’는 40억원 규모의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허밍으로 작곡하는 앱을 개발하는 ‘쿨잼컴퍼니’는 최근 세계 3대 음악 박랍회 ‘미더랩 2017’에서 우승하는 등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점착식 소형 메모 프린터를 개발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던 ‘망고슬래브’는 스타트업으로 독립한 지 1년만에 양산 제품을 생산해 9월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있다.
망고슬래브는 지난해 6월 창업해 현재 14명으로 인력이 3.5배 증가했고,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이밖에도 화장품 원료를 이용해 피부에 일회용 문신을 그려주는 스킨 프린터를 개발해 유럽 최대 스타트업대회에서 SLUSH2016 준우승을 차지한 ‘스케치온’, 스마트 신발로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17 웨어러블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솔티드벤처’ 등이 삼성전자의 C랩 스핀오프 출신 기업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