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차산업혁명이 대세인 듯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이에 동참하여 승리자가 될 것인지에 대하여는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은 듯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산업간 융합이다.
즉, 타업종의 기업과과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장 및 일자리 창출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문제는 선진각국의 IT대기업들의 경우 융합을 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이미 기술을 확보한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형태로 업종간 융합을 일궈내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구글의 경우 2001년 이후 220개의 스타트업을 인수하였으며, 올해에만 8개의 스타트업을 인수하였는데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 딥러닝 기술, VR 게임 등 일명 4차 산업시대 주력업종에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우리가 원 튼, 원치 않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기업과 스타트 업간의 M&A가 대세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은 특히, 고도의 지적능력을 소유한 스타트 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AI분야에서 더욱 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8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IT 플랫폼사업자들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총 253건의 AI 관련 업체를 M&A했으며, 특히 올해 1분기에만 30건이 넘는 M&A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 중 IT기업은 물론이고 일반기업들 역시 M&A를 했다는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이 올 6월 일본의 반도체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는데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C) 컨소시엄으로 변경되었다는 사실이 언론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M&A에 있어 우선협상자란 정량적인 면을 고려해볼 때 인수자로서 가장 적합할 것으로 추정되는 인수희망자를 의미한다.
즉, 지난 6월만 해도 SK하이닉스가 정량적으로 가장 적합한 인수자로 평가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성적인 평가를 해본 결과 WDC측이 더 적합한 것으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WDC가 제기한 우선협상자선정 취소 소송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는 이해된다.
그러나 M&A시장에서 소송을 하였기 때문에 원고를 우선협상자로 정하는 일은 거의 없다. M&A란 양 당사자 기업 모두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추정컨대, 협상과정에서 정성적인 평가를 할 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업총수들에 대한 형사재판과 통상임금에 관한 재판 등과 같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한 고려가 큰 작용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밖에도 M&A에 대한 우리 정부의 규제는 물론이고 각종 법제도들의 경직성 또한 충분히 고려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전장기업인 하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의 형사재판이 큰 변수가 되었던 점을 보더라도 이는 더욱 분명해 진다.
우리나라가 일본과의 산업경쟁력의 격차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적극적으로 3차 산업혁명에 동참하였기 때문이었다.
즉, 일본이 2차 산업혁명의 승리에 도취해 3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도 혹시 3차 산업혁명의 작은 승리에 도취해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SK하이닉스의 사례에서 보듯이 국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될수록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 제고와 일자리 창출은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총수의 구속으로 사업재편을 위한 M&A를 사실상 포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우려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무리 봐도 대통령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보다는 국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제거가 더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