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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탈석탄' 중국...'세계3위' 셰일가스 생산국 부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9.01 08:10

▲천연가스관. (사진=이미지 투데이)



‘석탄대국’ 중국이 석탄을 버리고 천연가스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보다 약 두 배 많은 셰일가스를 보유한 세계 최대 셰일가스 보유국이다. 앞서 기술 및 인프라 부족 등으로 중국발 ‘셰일 혁명’이 가시화되려면 최소 1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개발 촉진 정책을 발표한 지 6년만에 세계 3위 셰일가스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이 이처럼 셰일가스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천연가스가 탄소배출량이 적고 중국 내 부존량이 많다는 점에서 석탄의 가장 좋은 대체재이기 때문이다.  수년 째 대기오염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석탄 사용량, 석탄발전소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3년간 신규 석탄광산 허가를 금지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104기의 새로운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자료=에너지경제신문DB)



이에 천연가스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세계 3대 셰일가스 생산국으로 떠올랐다. 

최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국토자원부 발표를 인용해 중국이 지난해 8백만 큐빅 미터(㎥)에 달하는 셰일 가스를 생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5년 대비 76.3% 늘어난 규모다. 셰일가스 탐사에 대한 투자도 13억 달러(한화 1조 4612억 원)에 달했다. 

중국 셰일가스 생산량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대기오염 수준을 낮추기 위해 전력투구하면서, 점차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중국 국토부는 "남부 지역에 셰일가스전 2개를 추가로 개시할 것"이라며 "향후 석유가스 탐사에 대한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스전은 각각 구이저우 지역과 허베이 지역에 위치해 있다. 

중국은 늘어나는 천연가스 소비에 발맞춰 셰일가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중국 국가에너지국(NEA), 국무원, 국토자원부가 ‘중국 천연가스 발전 보고서(2017)’를 공동으로 발표하고 천연가스를 중국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국은 천연가스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시장 시스템을 개혁하고, 수송부문의 천연가스 보급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천연가스 탐사·개발 시스템을 완비하고 수송 시스템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며, 합리적인 가격체계를 갖춰 현대화된 시장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천연가스 시스템 개혁과 관련된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도시가스 보급 확대, 수송부문의 천연가스 보급, 산업용 석탄 연료 대체 등의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당국은 강조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중국이 상당한 양의 셰일가스를 보유하고 있으나, △지리적으로 도전적인 장소에 위치해 있고 △생산 수송 인프라 개발이 부진한데다 △중국 특유의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탐사에 대한 권리가 제한적이라는 몇 가지 장벽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 한 에너지 업계 전문가는 "중국은 북미지역보다 셰일가스가 상대적으로 깊이 매장돼 있고 지면이 고르지 못한 산간지역 혹은 육상 퇴적분지에 복잡하게 묻혀 있어 채굴 비용이 현저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셰일가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고압력의 물 등을 주입하는 수압파쇄 기법을 써야 하는데, 중국 매장지가 대부분 건조지대에 위치해 막대한 양의 물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도 난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국영 석유회사들이 현재 미국 BP 등 소수 선두기업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베이징 당국의 야심은 꺾일 줄 모른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셰일가스전에 대한 탐사개발에 집중해 2020년까지 1조㎥로 셰일 매장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인프라 뿐 아니라 복구기술에 대한 투자도 포함된다. 

또 당국은 셰일가스 생산량을 2020년 300억㎥, 2030년 800억∼1000억㎥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의 셰일혁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천연가스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세계 에너지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오일프라이스의 이리나 슬라브 전문가는  "중국은 최대 셰일가스 생산지인 미국의 1.7배의 부존량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의 셰일 자원부국"이라 강조하면서 "셰일 개발 성공으로 대규모 증산이 이뤄질 때, 미국보다도 천연가스가격 하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유럽시장의 에너지 역학구도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이 유럽 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선 가운데, 중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확대할 경우 미-러-중 삼국이 가스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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