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30일(현지시간) 바티칸 세인트 피터스 광장에서 대중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지구촌 곳곳이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가톨릭과 동방정교회가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변화에 공동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
각각 12억 명, 3억 명의 신자를 거느린 가톨릭교회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과 동방정교회 최고 지도자 바르톨로뮤 1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는 1일 가톨릭의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구를 돌보는 것을 윤리적인 문제로 규정하며 지난 2015년 매년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한 바 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환경보전을 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선포하는 내용이다.
교황과 바르톨로뮤 1세 총대주교는 성명에서 "지구 환경이 급속이 악화하며 취약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지구의 비명과, 소외된 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것을 긴급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교황과 총대주교는 "현재 지구 환경의 악화는 ‘도덕적 타락’과 한정된 지구의 자원을 착취하고, 통제하려는 인간의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 무제한적 이윤을 추구하는 탐욕에서 기인한다"고 비판하며 "상처받은 피조물들의 치유를 위해 무엇보다 세계 지도자들은 국제 합의를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구체적이고, 집단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앞으로의 세대가 큰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과 총대주교의 이날 공동성명은 특정 국가의 지도자를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6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교황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약 탈퇴 결정을 내린 것을 "재난"이라고 표현하며 큰 실망감을 표현한 바 있다.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지적을 과학적 근거가 없는 거짓말로 치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한다는 이유를 들어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를 뒤집고 파리협정에서 탈퇴했다.